與-靑 ‘천정배 발언’ 정조준…국면전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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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靑 ‘천정배 발언’ 정조준…국면전환 가능할까?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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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MB정권 확 죽여 버려야 하지않나”…靑 “패륜적 당장 사퇴하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룸(살롱)과 자연산’ 발언 파문으로 정부여당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극언을 퍼부은 것과 관련,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천 최고위원의 사퇴를 압박하면서 국면전환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6일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를 규탄한 ‘이명박 독재심판 경기지역 결의대회’에서 시작됐다.

천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를 소탕해야 하지 않겠나. (이명박 정부를)끌어내리자.”, “헛소리하며 국민을 실망시키는 이명박 정권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확 죽여 버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26일 당일까지만 해도 별다른 공세를 펼치지 않았던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27과 28일 일제히 천 최고위원의 발언을 ‘패륜적’이라고 규정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먼저 비판의 포문을 연 것은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다. 배 대변인은 27일 국회에서 “황당하고 저급한 유언비어 등 막말로 일관한 천정배 최고위원의 발언은 같은 정치인으로서 품위와 인격조차 상실한 부끄럽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뒤집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대권 도전을 하겠다는 천 의원의 현실인식이 안타깝다”고 맹비난했다.
 
 

▲ 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28호 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이어 “천 의원은 지난 2006년 노무현 前 대통령에게 비판 칼럼을 쓴 일부 일간지 칼럼리스트에게 욕설 섞어 비난하며 ‘옛날에 그렇게 국가원수를 모독했으면 구속됐을 것’이라고 했는데, (아마도)자기 자신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있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 내 ‘개혁특위’ 위원장인 천 의원은 스스로 ‘붕어빵엔 붕어 없고 민주당에 민주가 없다’고 밝혔는데, ‘막말’이 본인이 원하는 개혁이냐”면서 “천 의원과 민주당은 무차별적 막말 공세에 대해 국민과 대통령 앞에 즉각 사과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28일 청와대와 한 발 더 나아가 ‘패륜적 발언’이라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까지 했던 분이 시정잡배처럼 그런 발언을 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면서 “그런 발언을 했다면 패륜적이다. 당장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같은 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김무성 원내대표 등이 천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계은퇴를 종용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인의 막말 정치 때문에 우리 정치권 모두가 국민들로부터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는 지경에 왔다”면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대권을 꿈꾸는 사람의 입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은 충격이다. 이런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힐난했다. 

조전혁 원내부대표는 “천 최고위원이 그런 망발을 하면서 뭐라고 했냐면, ‘그렇게 생각하는 국민들을 자신이 대변했다’고 얘기했다. 사실 5000만명의 국민 중 정신적으로 이상한 국민도 분명히 있지만 정치인이 그런 4차원 세계를 가진 분들 소수를 대변해 국민을 대변한다고 얘기해서는 안 된다”고 국민비하 발언을 했다.

이어 “‘죽여 버려야 되겠다’라는 이 단어 표현, 민주당이 어떻게 반응할까, 참 궁금해 오늘 체력단련실에서 다짜고짜 모 민주당 의원에게 제가 ‘민주당 죽여 버리겠다’라고 한번 해봤다. 그랬더니 대뜸 나오는 반응이 뭐였느냐 하면 ‘당신 미친 거 아니야’하는 발언이었다. 그렇다. 천 최고위원 발언 역시 한나라당내에서도 그렇게 반응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이 같은 총공세는 안 대표의 성희롱 발언으로 수세국면에 접어들었던 최근 상황을 천 최고위원의 발언을 고리로 국면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일 청목회 수사와 대포폰 논란 등으로 인해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됐을 당시에도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로비 의혹의 몸통은 김윤옥 여사’라는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망나니 같은 발언’, ‘졸렬한 수법’, ‘시정잡배’, ‘입이 더러워질까 이쯤에서 끝내겠다’는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국면 타개 움직임을 보인 전력이 있다.

한편 천 최고위원은 27일 국회에서 성명을 내고 “나의 발언은 이명박 정권에 분노한 민심을 대변한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이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제 발 저리는 사람들의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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