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안상수-친이계’…당청 갈등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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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한 ‘안상수-친이계’…당청 갈등은 이제부터다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1.1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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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정동기 사퇴권고, 불가피한 조치”…남경필 “레임덕 시작됐다”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 낙마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집무실을 직접 찾았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 개각을 주도한 임 실장에게 “흔들리지 말고 계속 일을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에도 종종 참모들의 집무실을 직접 찾아가 신임 의사를 표시했다. 그만큼 MB정권의 황태자인 임 실장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애착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 대통령의 의중이 전해지자 인사 항명 파동을 주도한 이재오 특임장관은 12일 당 중앙위 신년하례회에 앞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파워 게임은 없다. (언론 등에서) 왕의 남자라고 불리는데 누구하고 권력 다툼을 하겠나”라고 말했고 김무성 원내대표도 “당청은 한 몸인데…”라며 당청 간 갈등 봉합에 안간힘을 썼다.

안형환 대변인도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동기 후보자가 좀 말을 아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정 후보자가 재판 없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정치권을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일단 여당 실세들이 잇따라 청와대와 행보를 맞추자 당청 갈등이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모양새다.
 
▲ 왼쪽부터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홍준표 최고위원, 박성효 최고위원.     © 뉴시스

하지만 당청 간 갈등은 건들면 터지는 지뢰밭이다. 한나라당 친이계와 비주류 의원들의 속내가 그렇다.

안상수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청 간 갈등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자진사퇴를 권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국민의 뜻을 존중해야 하는 당의 불가피한 조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정동기 후보자 낙마 직후 “잘못된 정부인사나 정책에 있어서는 당 안팎에서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소장파 남경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고 날을 세웠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번 인사 파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안상수(경기 의왕)-이재오(서울 은평)-나경원 (서울 중구)-홍준표 (서울 송파)’ 등 여권 실세들의 지역구다.

이미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2012년 총선 필패론이 팽배한 상태다. 이쯤 되면 수도권 실세 의원들의 이번 항명 사태는 생존전략인 셈이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감세안 연판장 사건 때도 서명한 45명의 의원 중 정두언 최고위원(서울 서대문), 정태근 의원(서울 성북을), 권영진 의원(서울 노원을) 등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 29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게다가 친이계 주류 내부에는 임태희 비토론이 팽배하다. 한마디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뺐다는 일종의 냉소다.
 
실제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중립파였던 임 실장은 경선 직후 이명박 당시 후보자의 비서실장으로 캠프에 합류했다. 그러다 현 정권 출범 이후 고용노동부 장관을 시작으로 개각 때마다 기용되며 MB정권의 황태자로 군림했다.

이번 친이계와 비주류의 임태희 흔들기에는 이런 비토론도 한몫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7월 청와대 입성 이후, 개각 인사를 주도했지만 그해 8.8 개각 당시 ‘김태호-신재민-이재훈’ 등을 시작으로, 이번 정동기 후보자까지 무려 8명의 후보자가 낙마됐다.
 
그의 인사 검증 능력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었던 친이-비주류 의원들이 MB 최측근으로 군림한 임 실장의 힘 빼기에 들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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