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몰린 이석현-박지원…반색하는 與,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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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몰린 이석현-박지원…반색하는 與, 속내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1.14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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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예정대로 고소 강행…이참에 “정국주도권 잡자”
예상대로 한나라당은 강경했다. 침묵을 지키던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14일 오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에게 “제 불찰이다. 안 대표와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한나라당은 예정대로 고소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국회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석현 의원이 사과 성명을 냈지만, 한나라당은 예정된 법적 절차를 그대로 밟을 것이다. 이것은 이석현 민주당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정치의 고질적인 병폐인 근거 없는 폭로에 대한 문제다. 한나라당은 14일 오전 11∼12시 사이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겉으로는 ‘묻지마식 폭로’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그 속내는 다르다. 
 
최근 정동기 전 민정수석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갈등, 친이계 내부의 분열, 당 지도부의 사분오열 등을 일시에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민주당 파상공세의 싹을 아예 잘라 내겠다는 심산이다.

▲ 민주당 이석현 의원(맨 왼쪽)과 박지원 원내대표(맨 오른쪽).     © 뉴시스

한나라당의 이 같은 태도는 예상보다 강경한 청와대 내부 분위기 때문이다. 13일과 14일 사이 청와대 내부에서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청와대와 당 지도부 간 만찬 회동의 불발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종의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흘린 셈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정동기 전 민정수석이 사퇴한 이후 당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청와대 측이 일부 언론에 만찬 회동에 대한 거부 의사표시를 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정병국 문광부 장관 후보자를 타깃으로 삼거나, 아예 불법사찰 논란을 재점화할 경우 한나라당은 수세에 몰릴 수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석현 의원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내고 “지난 국정감사 때 그런 소문이 있었고 이번에 믿을만한 곳으로부터 제보가 있어 우리당의 해당 상임위가 조사해 보라고 의총 때 말했던 것인데, 스스로 조사해보지 못하고 공개석상에서 말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원내대표로서 의원들의 발언에 유의하도록 더욱 신경쓰겠다”면서 “물증이 확보되면 사실을 발표하는 신중함을 더욱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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