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행보에 정치권 촉각…‘고립’ 승부수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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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행보에 정치권 촉각…‘고립’ 승부수 던지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4.13 11:3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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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유시민 비토론 여전…참여당 물리적 연대 속 선거 치를 듯

이상하다. 경남 김해을 야권단일후보에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가 확정됐지만 야권연대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다. 민주당은 12일 김해 야권단일후보 발표 직후 “경선결과를 흔쾌히 받아들인다”며 선거지원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대표에게 “경기지사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민주당과의 합당을 압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유 대표의 정치행보를 ‘알박기 정치’로 평가절하 했다. “통합의 정치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며 알박기 정치로는 작은 전투는 몰라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않은, 지면서 이기는 정치가 바보 노무현의 길이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유시민 비토층에 대한 공감대가 민주당 내부에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민주당 내 친노그룹도, 486그룹도 조용하다. 이 후보가 야4당 단일후보로 선출됐지만 물리적 야권연대에 그친 셈이다. 특히 민주당 친노 그룹은 노무현 정신의 상징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곽진업 후보 기자회견장에 찾아와 성원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당에게 패한 것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간 민주당 친노그룹 내에는 유시민 비토론이 상당히 형성돼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은 “유시민은 친노가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유 대표와의 화학적 결합은 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민주당은 13일 오전까지 손학규 대표가 출마한 분당이나 곽진업 후보가 고배를 마신 김해, 모두 야권연대에 소극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참여당 내부도 ‘유시민-참여당’의 고립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다만 유시민 고립을 역으로 치고 나가겠다는, 일종의 고립 승부수를 던지는 전략이다. 유 대표는 지난 4일 진보대통합에 참여하기 전 “(참여당은) 초대받지 않는 손님”이라며 진보 양당에 적극적인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다. 갈수 있는데 까지는 유시민 스타일로 가겠다는 것이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열린 정리해고 철회 및 희생자 추모를 위한 시민 문화제에 참석해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이봉수 야권단일후보도 13일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야권공조와 관련, “김해시민을 비롯한 경남지역의 도민과 시민들은 지역주의에 기대어 퇴행적 정치관행을 일삼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한 심판 요구가 강하다”며 “모든 시민들은 야권단일후보가 반드시 한나라당 후보를 이겨야 된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불협화음도 능히 극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선거니까 중량감 있는 스타정치인이 도움은 될 수는 있겠지만 저는 시민들에게 김해에 새로운 희망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를 전해드릴 것이다. 모든 시민단체와 야당들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 역시 야권공조에 대한 사회자의 질문에 ‘시민’의 힘을 강조했을 뿐 민주당과 민노당, 진보신당 등에 적극적인 연대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다. 민주당과의 화학적 결합이 어려운 만큼 유 대표와 참여당이 끝내 독자노선을 고수할 수 있다는 의중으로 읽혀진다.

또 지난 12일 <국민일보>는 4월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가 55.4% 를 기록하며 34.6%에 그친 김태호 한나라당 후보를 이겼다고 전했다. 사실상 바닥민심이 역전된 셈이다. 이 같은 여론조사도 유 대표와 참여당의 행보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유 대표는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가장 어려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만일 야3당의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첫 원내진입에 성공한다면 유시민의 대권가도는 물론, 내년 총선 때 민주당의 대마불사식 야권연대 판을 뒤흔들게 된다.

반대로 본선에서 패할 경우 야권연대의 책임은 물론, 리틀MB 김태호 후보의 정치적 활동공간만 넓혀줬다는 ‘유시민 한계론’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가로 하여금 선을 행하게 하는 것이 진보자유주의의 핵심이라고 설파하는 유 대표. 과연 불온한 자유주의자인 유 대표는 여야 정치권의 유시민 비토론을 극복하며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정치권과 유권자들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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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vara 2011-04-14 02:18:21
국민참여당의 김해을 단일화 경선 승리는.. 국민들이 노무현대통령님의 등을 떠밀은 민주당에 기생하는 친노그룹인줄 알았던 인사들을 "반노그룹"으로 정확히 인식했다는걸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