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이정희, 진보대연합 촉발…문제는 ‘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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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이정희, 진보대연합 촉발…문제는 ‘유시민’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4.15 11:3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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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양당-시민사회단체, 진보판 무브온 운동 전개…유시민 참여 놓고 동상이몽

진보의 새로운 정치실험이 시작됐다. 야권의 연대·연합·통합을 놓고 진보대통합, 야권단일정당, 빅 텐트론, 비민주 연대, 복지국가 단일정당 등 각종 총론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그리고 진보 시민사회단체가 새로운 승부수를 던졌다.

기존의 진보세력과 시민들의 참여가 결합된, 진보판 무브온 운동이 그것이다. 그간 진보진영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정파적 헤게모니와의 단절을 위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진보진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셈이다.

진보신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진보대통합을 위한 8자 연석회의와는 별도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업그레이드 버전 운동을 계획 중이다. 영화배우 문성근 씨가 주도하는 ‘야권단일정당’,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한 한국판 무브온 운동과는 다른, ‘진보 양당+진보시민사회단체+시민’ 등이 주체가 된 진보판 무브온 운동인 셈이다.

이미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진보신당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추진위원장 선임 직후인 지난11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운동을 통해 대중적인 참여운동을 펼쳐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달 안으로 ‘노회찬 심상정 이정희 권영길’ 등 진보진영의 스타급 정치인들은 시민들과의 대면접촉을 통해 진보판 무브온 운동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노 전 대표가 추구한 민들레연대의 상위버전으로, 비민주 연대를 촉발시키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시민운동의 소유권은 없지만 그간 통상적인 시민참여는 자유주의 세력의 전유물로 인식됐었다. 고(故)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모임인 노사모를 시작으로, 지금은 국민참여당이 시민운동의 계승을 천명하고 있다. ‘노회찬 심상정 이정희 권영길’ 등이 기존의 운동권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도 바로 참여당 등 진보자유주의 세력과의 연대·연합·통합이다.

▲ 왼쪽부터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 이재정 전 대표.ⓒ뉴시스

하지만 아직까지 진보와 자유의 연합체 동력은 미비하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지난 4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여할 뜻을 내비쳤지만 아직까지 연석회의에서는 내부의견을 정리하지 못했다. 그만큼 ‘유시민’이란 브랜드는 진보의 뜨거운 감자다. 일부에서는 참여당과의 연대 연합을 넘어 통합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유주의 세력과 함께 하는 것은 진보정당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다.

연석회의에 참여한 사회당은 유시민 불가 방침을 정했고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신자유주의 등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전제로 깔았다. 문제는 이들이 말한 반성과 성찰을 참여당이 어느 정도 수용할지, 또 참여당이 반성과 성찰을 하더라도 민노-진보신당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국민참여당 당원이라는 송모(30·대학생)씨는 기자에게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재차 참여당에게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미 유시민 대표는 당 대회 수락연설을 통해 참여정부의 ‘부채’만을 승계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애초부터 참여당과 연대 내지 통합할 생각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노회찬 전 대표와 유시민 대표가 함께 하지 못할 이유는 뭐냐”고 꼬집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최근 진보신당 내부에 ‘복지단일정당’을 주장하는 세력이 나왔다는 점이다. 당내 대표적인 통합파로 분류되는 박용진 진보신당 부대표 등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복지국가진보정치연대’는 참여당뿐만 아니라 민주개혁세력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라는 가치에 긍정하는 세력은 모두 모이자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지난 4일 참여당이 “참여정부가 남긴 채무인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양극화 현상의 해소는 물론, 복지국가 건설과 시장만능주의와 분단체제를 극복하겠다”는 연석회의 참여 선언문과 유사, 향후 참여당과의 연대·연합·통합 의제를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노회찬 유시민 심상정 이정희’ 등이 한데 묶이는 비민주 연대 내지 진보대통합은 그간 한나라당-민주당-선진당 중심의 지역주의 정당 체제를 탈피하며 시민들에게 우정과 환대의 공간을 열어줄 수 있을까. 비민주 연대가 단순히 반MB 아래 모이는 세력통합식 정치공학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주체가 된 시민중심의 진보연합체 구성이 될 수 있을지, 정치권과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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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2011-04-15 16:50:57
진보란 무엇인가?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진보의 미래에 담긴 뜻을 읽지 못하는가?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너무 무섭다. 진보의 미래를 통하여, 당대표 수락연설을 통하여 충분히 얘기한 내용이다. 자칭 진보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논리만을 들이대지 말고 사람이 사는 이세상에 대한 뜨거운 마음을 여는 것이 우선이다.

나눔 2011-04-15 15:52:15
새로운 진보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포용하지 못한다면 진보통합이 성공할 수 있을까?

조금씩 좌로, 또는 우로의 서로의 움직임을 통해
국민들이 인정하는 진정한 진보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민노당, 진보신당, 참여당, 사회당, 기타 진보개혁세력은
지역주의 정당 체제를 넘어서는 전국적인 대중정당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박무 2011-04-15 13:44:50
진보는 과연 무엇일까?
보다 나은 인간적 삶을 위한 노력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오랫동안 골방에 쾌쾌묵은 논리로 진보를 재단하려는 것은
결코 진보의 행보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보수의 가치기준으로서 적합한 태도이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로 진보의 태도이다.
소위 진보가 대중화 되지 못하는 근원은 바로 교조적이고 패쇄적인 모습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