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견제론 확산…정동영·정세균 승부수 던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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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견제론 확산…정동영·정세균 승부수 던지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5.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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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좌클릭·야권통합’-丁 ‘분수경제론’ 승부수 던져…박주선 “대선 1년 반도 더 남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 외적으로는 야권통합에, 당 내적으로는 세력 재편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뿐 아니라 야권 전체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손 대표가 움직이자 당 내부엔 즉각 ‘손학규 견제론’이 흘러나왔다. 동시에 당내 ‘孫-鄭-丁’ 트로이카 체제의 한 축씩 담당하고 있는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승부수와는 별개로, 좌클릭을 승부수로 던질 태세다.

문제는 발언은 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왔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난 4월 재보선의 메시지는 변화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향후) 제도 혁신과 인적 혁신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오는 13일 원내대표 선출을 앞둔 시기에 나온 발언으로, 사실상 ‘손학규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시동인 셈이다.

그러자 당내 호남주자로 꼽히는 박주선 최고위원이 즉각 견제에 들어갔다. 박 최고위원은 3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해 손 대표의 인적쇄신 발언에 대해 “정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정책정당, 대안정당으로 가자는 의미”라면서도 손학규 대안론과 관련, “대선이 1년 반도 더 남았는데 누가 됐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 치열한 경쟁이 있어야 한다.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뿐 아니라 당내 입지를 구축한 분들이 꽤 있다”며 손학규 대세론에 선을 그었다.

당 내부의 ‘손학규 견제론’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원내 사령탑 선거에서 손학규계가 중도우파 성향의 강봉균 의원을 지지하려는 움직임에서 나온 것으로, 비(非)손학규계의 향후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손학규계 의원들은 오는 4일 모임을 갖고 원내대표 지지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친정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려는 속내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10·3 전대 전까지 ‘정세균 체제’에 번번이 반기를 들며 비당권파의 입지를 구축한 비주류 쇄신연대가 3일 회동을 통해 모임 해체를 논의할 방침이다. 당 안팎에서는 쇄신연대 소속 의원들이 손학규계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왼쪽)과 손학규 대표.ⓒ뉴시스

그러자 정치권 안팎의 눈길은 자연스레 정동영 최고위원과 정세균 최고위원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난해 10·3 전대 전까지 당내 최대 조직을, 정세균 최고위원은 친노-486그룹의 지지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비주류 쇄신연대, 친노-486그룹 등이 손학규 쪽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鄭-丁’에게는 시련의 계절이자 리더십 검증의 무대가 다시 시작된 셈이다.

일단 정동영 최고위원은 정책과 이념의 좌클릭과 야권통합에 사활을 건다는 입장이다. 정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회의에서 손 대표와는 달리 사내하청 등에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사용자성의 노동자성 확대, 노조설립절차 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언급했다. 좌클릭을 통해 중도성향의 손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의미다.

또 정 최고위원은 대외적으로 시민사회단체와의 스킨십을 통해 야권통합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선거연대 토론회 등을 활발히 열었던 그가 이제는 소연합 수준의 연대를 넘어 대연합 수준의 야권통합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속내인 셈이다. 이른바 ‘좌클릭’과 ‘야권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다.

반면 그간 약한 야성(野性)으로 비판을 받았던 정세균 최고위원은 대선싱크탱크인 ‘국민의 시대’를 통해 경제경책에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2일 최고위회의에서도 LH공사이전, 수출, 저축은행 부실대출 등을 언급하며 정책의 선명성을 추구했다. 주목할 점은 정 최고위원이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이 더 많은 소득 올려 경제 활력을 찾는 ‘분수경제론’을 주장했다는 점이다. ‘鄭’이 노동의 좌클릭에 방점을 뒀다면, ‘丁’은 분수경제론을 통한 사회양극화 해소에 사활을 건 셈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맞서 손학규 대망론이 불거지는 시점에서 정동영 최고위원이 호남주자라는 꼬리표를, 정세균 최고위원이 약한 야성과 리더십을 극복할 수 있을까.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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