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민주 통합 거부하나…FTA 좌클릭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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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민주 통합 거부하나…FTA 좌클릭 속내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5.0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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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 한-EU FTA 비준 반대 놓고 ‘민노+진보신당’과 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민주당이 지난 2일 한나라당과 한-EU FTA 비준안 처리를 합의한 것과 관련, 야권연대 결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 한·미, 한-EU FTA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였던 국민참여당이 한-EU FTA 국회 비준을 반대하고 나서 향후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참여당의 FTA 좌클릭은 4·27 재보선 참패 이후 민주당이 통합을 압박하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한-EU FTA의 좌클릭을 고리로 진보대통합에 적극적인 시그널을 보내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민노당과 진보신당, 참여당 등 야3당은 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 강행처리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3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던 민노당 이정희 대표, 권영길 원내대표, 곽정숙 원내부대표, 강기갑 의원, 김선동 의원, 홍희덕 의원 등이 진보신당은 조승수 대표와 김은주 부대표가 참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유성찬 참여당 최고위원이 동참했다는 것이다.

유시민 대표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지금껏 한미 FTA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의사를 밝혔고, 또 그간 대외적으로는 선진통상국가를, 대내적으로는 사회투자국가 등을 주장했다. 이른바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영국의 사회학자 기든슨이 주장한 제3의 길이다. 진보 양당이 노동분야의 좌클릭을 선언했던 참여당에 진보의 정체성을 문제 삼았던 주된 요인이 유연한 FTA 찬성 입장이었다는 점에서 참여당의 이 같은 좌클릭 행보에 더더욱 눈길이 쏠렸다.

▲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뉴시스

그렇다면 유 대표는 FTA에 대해 좌클릭을 한 것일까. 일단 지난 4월 재보선 패배로 인해 현실적으로 당 존립이 어렵게 되자 유 대표와 참여당이 민노당-진보신당 등이 포함된 비민주 연대전선을 통해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속내로 보인다. 또 참여당의 이날 행보는 반(反)FTA로의 이념 수정이 아닌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강행처리에 반대하는, 국회 비준과정의 절차적 정의를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여당의 좌클릭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얘기다. 게다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8자 연석회의(연석회의)는 그간 참여당의 참여 여부를 놓고 동상이몽 행태를 보였다. 실제 진보정당 관계자는 “8자 연석회의에 참여한 각 주체들은 참여당의 정책노선을 진보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더 분명한 정책노선의 좌클릭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나라당과의 교섭단체 합의를 근거로 한-EU FTA 비준동의안 처리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야권연대 공조 가능성이 한층 낮아진 만큼, 참여당이 좌클릭을 통해 ‘선(先)진보대통합-후(後)민주 연대’라는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최근 MB정부의 취득세 감면조치에 대해 한나라당과 전격 합의하는 등 ‘3+1 무상복지’ 이후 각 정책마다 우클릭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 민주당의 우클릭으로 인해 야권연대에 균열이 생긴 만큼 참여당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정치적 활동 공간을 넓혀야 한다는 현실적 이유도 이날 FTA 반대 공조에 참여한 이유로 해석된다. 우클릭하는 민주당에 좌클릭을 통한 비민주 연대로 맞서지 않으면, 2012년 총·대선의 야권연대 과정에서 협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한편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이날 한-EU FTA 비준 반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향후 야권연대의 심각한 균열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야3당 역시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도 “민주당에 상대적으로 승리를 안겨다준 그 제한적 지지의 의미를 새기지 못한다면 앞으로 야권연대는 더 이상 지지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에 야권연대 파기 가능성을 경고했다. 민노당 진보신당 참여당 등이 한데 묶이는 비민주 연대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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