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한나라당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오는 7·4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16일 밝혔다.
김 전 원내대표는 "수도권이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영남 출신인 나보다 수도권 출신이 당 대표를 맡는 게 (내년 총선을 위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내 이력서에 당 대표 한 줄 더 넣어서 뭐 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불출마 선언에는 여러가지 정치적 의미가 녹아있다.
우선, 이 번 전당대회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박근혜 전 대표,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등이 빠진 '마이너리그'에 나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김 전 원내대표로 하여금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했다는 분석이다.
김 전 원내대표로서는 확실히 일등을 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괜히 나갔다가 망신만 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전당대회 출마보다는 수도권 출신 젊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 큰 꿈을 대비하는게 낫다는 설명이다.
지난 해부터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무성이 대선에 나갈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다. 그 만큼 김 전 원내대표의 정치적 위상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특히, 15 ·16 ·17·18 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부산을 대표하는 여당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마음 속에 둔 대선 후보가 있다'고 밝혔을 때 그 주인공으로 김 전 원내대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런 김 전 원내대표가 더욱 높이 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내년 4월 총선이다.
그가 부산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야당의 공략을 막아낸다면 정치력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동시에 그 위상이 급등하게 된다.
김 전 원내대표는 한 때 친박계 좌장이었다. 그 만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잘 아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세종시 정국을 기점으로 박 전 대표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번 7·4 전당대회 불출마라는 점에서 박 전 대표와 같은 길을 선택했다. 두 사람 모두 당직 없이 한나라당에 뭔가를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원내대표와 박 전 대표가 같은 트랙에서 달리게 된 셈이다. 자연스럽게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결국,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견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정치적 전망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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