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바보선언…귀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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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바보선언…귀추 주목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6.2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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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나 조건에 골몰?…그런 계산하면 결단 못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뉴시스

머리 좋기로 유명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이 바보 같은 짓을 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20일 당 대표 선거 출마를 밝히면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일단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부터 그다지 지혜롭지 않아 보인다. 원 의원은 전 지도부에 속한 인사다. 사무총장을 맡았었다. 그런데 또 다시 당 대표 선거에 나온다고 하면 당연히 욕을 먹게 된다. 이미 이와 관련해 경쟁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때문에 원 의원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면, 전 지도부이면서도 당권에 도전한 홍준표·나경원 전 최고위원과 차별화를 이루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원 의원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그의 당 내 위상을 높여주는 동시에 운신의 폭도 넓히는 계기로 작용할 게 틀림없다. 원 의원으로서는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다가 기회의 순간에 나설 수 있다. 젊고 똑똑한데다가 쇄신 이미지를 갖고 있는 원 의원에게 내년 총선 전후로 여러 번의 기회가 올 게 분명하다.

하지만, 원 의원은 이런 편한 길을 놔두고 "당의 위기를 극복 하겠다"며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무모하다"라는 우려가 상당하다.

원 의원은 "저는 3선씩이나 했으니까 더 이상 포장도로를 가면 안 된다"면서 "(제 지역구인 양천갑은) 정치권에 모셔 오고 싶어도 현실 정치 속에서 당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주저하는 분들을 위해 제공해야 할 자리"라고 말했다.

문제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내년 총선 전후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모르는데 벌써부터 '금배지'를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단 하루도 예측하기 힘든게 정치판인 만큼, 자칫 잘못하면 원 의원은 정치 미아가 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정치적 계산'이라고 폄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원 의원이 차기 서울시장 자리를 염두해 두고 인기를 끌기 위해 그렇게 했다"라는 비난이다.

서울대 수석 입학과 사법고시 수석합격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 원 의원이 이런 문제들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3선 의원으로 크고 작은 선거를 여러 번 경험한 그가 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몰랐을까. 아니다. 원 의원은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원 의원의 이번 결단은 계산을 통해 나온 것 같지 않다. 말 그대로 '던지는 정치'를 보여준 것 같다.

원 의원은 21일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자신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따른 비난과 관련 "저는 대응하지 않습니다. 깊은 고뇌와 큰 결단을 안 해본 사람에게는, 대가나 포석 없이는 어떤 걸 버려보지 않았던 사람들은 대가나 조건이 무엇일까를 골몰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계산하면 결단 못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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