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6월 임시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대학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한나라당과 기획재정부가 서로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임해규 정책위부의장 등은 23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2014년까지 총 6조8000억 원의 재정과 1조5000억 원의 대학장학금을 투입, 등록금을 15∼30% 이상 인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등록금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의 등록금 인하 방안에 따르면, 정부 재정지원을 오는 2012년 1조5000억 원, 2013년 2조3000억 원, 2014년 3조원 등으로 확대하고, 이 중 6조2000억 원을 등록금 인하에 사용하면 명목상 등록금이 2012년 15%, 2013년 24%, 2014년 30% 가량 각각 인하된다.

그러나 황 원내대표의 국회 기자회견을 직후 국가재정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가 관련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의 등록금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제동을 걸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의 등록금 정책과 관련해 “등록금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은 큰 틀에서 공감하지만, 재정지원 규모나 방식 등은 합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정책에 정부당국이 선을 긋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은 “당정 협의를 했다는 것은 뭐냐”며 정부여당을 성토했다.

우위영 민노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발표한 등록금 방안은 재원 마련 방안 등이 구체화 돼 있지도 않은 사실상 아이디어 수준”이라며 “아니나 다를까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요란하게 기자회견을 하는 그 시간, 기획재정부는 합의한 일이 없다고 밝히는, 기상천외한 일이 벌어졌다. 당정 협의를 했다는 것은 뭐냐”고 따져 물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에서 한나라당의 등록금 대책과 관련해 “대학 등록금 인하가 무슨 백화점 정기 바겐세일이냐. (등록금 인하율) ‘10%냐, 15%냐’를 재고 있는 한나라당의 대책이 한심스럽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인 반값 등록금의 반값이라는 것이 50%를 의미한다는 것을 모르느냐”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올릴 때는 사립대 마음대로 비상식적으로 올리더니, 내릴 때는 정부재정으로 쥐꼬리만큼 인하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한나라당의 방안에는 사립대학을 제재할 장치도 담고 있지 않다. 한나라당의 방안으로는 폭주하는 사립대의 등록금을 막을 수 없다”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