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승부수에도 주민투표 비관론 대두…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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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승부수에도 주민투표 비관론 대두…왜?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8.22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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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만5760명 넘어야 개표…2007년 대선서 이명박 268만표에 그쳐, 사실상 먹구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신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오는 24일로 예정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시장직 사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시장직 연계를 통해 친이계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나리오는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오 시장의 시장직 연계는 이미 선언한 차기 대선 불출마에 이은 2차 승부수로, 밀리면 사실상 식물인간 시장에 그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오 시장의 사퇴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의 전제조건인 투표율 33.3% 이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권자는 총 838만 7278명으로, 개표의 전제조건인 33.3%를 총족하려면 총 279만 5760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2007년 대선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를 500만여표 차이로 이긴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서울지역 득표수는 268만 9162표였다. 뿐만 아니라 오 시장이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당시 얻은 서울지역 득표수는 208만 6127표에 불과했다.

달리 말하면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이 모두 투표장으로 나오고, 여기에 10만여 명의 플러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오 시장의 2차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비관론이 대두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무상급식 주민투표율에 대해 비관론이 우세하다. 친박계 구상찬 의원은 22일 BBS라디오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무상급식 투표율과 관련, “쉽지 않다. 내가 강서 갑인데, (지난 2008년) 국회의원이 될 때 받았던 표에 2만 7000표를 더 받아야 33.3%가 된다”며 “그래서 참 어렵지 않겠느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7일 오전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알리는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뉴시스

‘오세훈 사퇴→10월 재보선’이 현실화될 경우 한나라당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김기현 대변인이 “오세훈 시장의 거취 연계는 옳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홍준표 대표 역시 같은 입장을 피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지더라도 사퇴시기를 최대한 늦춰 10월 재보선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앙일보>는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와 임태희 대통령실장, 홍 대표 등이 지난 20일 밤 당정청 회동을 통해 오 시장의 사퇴 시기를 늦춰 10월 재보선을 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또 홍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 직후에 열린 기자단회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 “불법적 작태로 개함을 못하게 되면 그것은 민주당 책임”이라며 “투표 불참 운동을 펼치는 민주당의 행태는 반헌법적 반민주적 작태”라고 말했다. 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될 경우 그 책임을 민주당 등 야권 쪽으로 돌리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권은 오 시장과 한나라당을 더욱 압박하고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선언한 것은 아이들을 이념 대결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도 마찬가지다. “오세훈 시장의 기자회견은 투표일을 불과 3일 앞두고 투표율을 높여 투표에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파렴치한 술수에 불과하다.(우위영 민노당 대변인)”, “시민들 입장에서는 나쁜 투표장에 가지 않으면 나쁜 시장을 몰아낼 수 있게 됐으니 1석2조가 됐다.(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

김종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도 22일 기자에게 “오세훈 시장에 의해 기획주도되고 있는 관제불법동원 투표는 투표불참운동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도 오 시장의 승부수와 관련, “주민투표율 33.3%를 넘기기 힘들 뿐 아니라 오 시장의 우클릭을 통한 강경 보수의 이미지는 대권 행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오 시장의 향후 행보가 더욱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총력 지원 체제에 돌입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율 33.3%를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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