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상인 기자]
3일 대구 동화사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후 5시 경 울산에 사는 성 모씨가 대웅전에 들어가 법당을 두리번거리고 불상을 노려보다가 내부에 있던 불교경전 8권을 찢었다.
당시 내부에는 스님과 신도들이 기도를 하던 중이었다. 성씨는 앞서 외부차량 통행이 금지된 대웅전 앞 마당까지 차량을 몰고 들어간 상태였다.
이후 산신각으로 이동해 매직펜으로 탱화와 벽화에 욕설이 섞인 낙서를 했고 조사전에 들어가서는 그릇과 향로에 소변까지 봤다.
이 모습은 사찰내외부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성씨는 이튿날 이를 발견한 사찰측의 신고로 수사에 들어간 경찰에 의해 10여 일만에 덜미를 잡혔다.
성씨는 경찰 조사에서 “A교회 교단인 대한기독교 B성회 소속 목사”라며 “불교경전에 헛된 것이 적혀 있어 훼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성씨는 지난 2005년경 목사 안수를 받았고 최근까지 경상도 지역의 한 교회에서 부목사로 목회활동을 하다 그만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계획적인 것은 아니고 타 종교에 대한 증오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건 전부를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행법에는 종교관련 처벌 내용이 없어 추가조사를 벌인 뒤 재물손괴와 건조물침입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동화사측은 “사찰과 불자들에게 심각한 모욕과 정신적 상처를 주는 종교모독사건”이라며 “매년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현 정권 들어 특히 심해졌다”고 밝혔다.
또 “경찰이 손괴된 책과 탱화, 벽화의 감정서 제출을 요구하며 재물손괴 쪽으로 촛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하는데 종교를 떠나 어떻게 소중한 문화재의 값어치를 따질 수 있겠느냐”며 어이 없어 했다.
지난 2010년 대구지역 한 개신교 유력단체가 동화사 사찰 경내에서 이른바 땅밟기를 했고, 이를 홈페이지 등에 올려 사회 각층으로부터 개신교가 종교화합을 해치는 행위를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최근 몇 년간 조계사와 부산지역 사찰 등에서 낙서 등 훼불행위와 땅밟기 등 개신교 측에 의한 사건이 연간 수차례나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