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최문정 기자]
통합진보당 강기갑 대표가 당 대표 사퇴, 탈당과 함께 사실상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강기갑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보정당 역사에 죄인이 된 저는 속죄와 보속의 길을 가고자 한다. 이제 흙과 가족이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고향의 품으로 돌아간다"며 정계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당 내분으로 인한 5.12 중앙위 사태를 겪으며, 지난 8년간 의정활동의 소신과 긍지가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다"며 "양팔을 벌려 이쪽과 저쪽을 손잡고 잡아당겨 보려했지만 손이 닿질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숱한 아픔과 진통을 무릅쓰고 탄생시킨 통합진보당의 꿈이 5개월 동안의 비상식적 내분 앞에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며 "진보의 분열을 막지 못한 총체적 책임자는 누구도 아닌 당 대표 저 자신이다"라고 고백했다.
덧붙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한다. 참으로 면목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분당 국면의 통진당을 향해 "희생과 헌신만이 진보정치를 국민의 마음속에 다시 뿌리 내리게 하고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서로에 대한 대립과 반목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 대중의 기본적 상식의 범주 안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검증받고 성장하여, 언젠가는 진보의 역사 속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자"며 "진보의 미래 또한 치열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 처음의 마음으로 출발하자"고 당부했다.
강 대표의 사퇴 등으로 인해 통합진보당 내 탈당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제명 후 탈당한 비례대표 의원 4명에 이어 지역구 의원 3명도 조만간 탈당할 예정이며, 국민참여계는 집단 탈당을 결정했다.
그러나 강 대표가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고 동지들이 가는 길에 함께 하지 못함을 통감한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다.
한편, 천호선 최고위원은 강 대표의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다'라는 발언을 "당분간 정치일선에서 후퇴하겠다는 뜻으로, (완전한 은퇴보다는) 새로운 진보정당 추진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표현이 정확하다"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