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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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자식들의 원죄에 대한 이야기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10.23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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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으며 소설계의 중심에 자리 잡은 작가,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돼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출간됐다.
 
어머니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한 여성으로서 어머니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을까, 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지만 애써 외면해온 쉽지 않은 질문에 대해 이 소설은 가슴 아프게 응답한다.

갈피마다 서려 있는 이 슬프고도 아름다운 어머니의 에피소드들은 읽는 이로 하여금 독서를 멈추고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먹먹한 감동을 선사한다. 빠르게 읽히지만 중간 중간 독서를 멈추고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고는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세밀한 문체와 내면묘사는 신경숙 소설의 정점이라 할 만큼 뛰어나다. 어머니라는 보편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추억을 환기하며 물 흐르듯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섬세한 문체와 묘사는, 읽는 이에게 소설 속 화자의 고백이 완벽하게 자신의 것과 일치하는 듯한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독자로 하여금 소설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로 착각하게끔 해서 작품 안에서 헤어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오늘의 우리들 뒤에 빈껍데기가 되어 서 있는 우리 어머니들이 이루어낸 것들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그 가슴 아픈 사랑과 열정과 희생을 복원해보려고 애썼을 뿐이다. 이로 인해 묻혀 있는 어머니들의 인생이 어느 만큼이라도 사회적인 의미를 갖기를 바라는 것은 작가로서의 나의 소박한 희망이다. (작가의 말)
 
「엄마를 부탁해」의 저자 신경숙은 1963년 1월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야 겨우 전기가 들어올 정도의 시골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나 열다섯 살에 서울로 올라와 구로공단 근처에서 전기회사에 다니며 서른일곱 가구가 다닥다닥 붙어사는 ‘닭장집’에서 큰오빠, 작은오빠, 외사촌누이와 함께 한 방에서 살았다.

공장에 다니며 영등포여고 산업체 특별학급에 다니다 최홍이 선생님을 만나 문학 수업을 시작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 아래 소설을 펼쳐 놓고 보면서, 좋아하는 작품들을 첫 장부터 끝장까지 모조리 베껴 쓰는 것이 그 수업 방식이었다.
 
그 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뒤 1985년 「문예중앙」에 중편소설 「겨울우화」로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이 작품 외에도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풍금이 있던 자리」「오래 전 집을 떠날 때」「딸기밭」「종소리」, 장편소설 「깊은 슬픔」「외딴방」「기차는 7시에 떠나네」「바이올렛」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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