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뚜껑열어보니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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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뚜껑열어보니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네”
  • 김숙경 기자
  • 승인 2011.12.20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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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4개 채널, 시작은 화려했지만…실적 저조에 한숨만
관심 받고 싶은 ‘종편’, 억지웃음에 자극적 방송만 ‘시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숙경 기자]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종편시대 개막으로 방송가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잦은 방송사고, 자극적 방송 등 각종 문제점을 노출하며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 채널도 위협할 기세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종편 4개 채널의 시청률은 지상파 방송과 큰 격차를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혹평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 종합편성(종편) 채널 4개사가 일제히 첫 전파를 쏘아 올린 지난 1일 오후 가전매장에 고객들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종편시대 개막…방송가 판도 변화 일으킬까?

지난 1일 JTBC, 채널A, TV조선, MBN 등 종편4개 채널은 공동 개국쇼를 열고 종편시대 개막을 알렸다. 하지만 개국 일정에 무리하게 맞추느라 졸속진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SBS가 개국 초기 3개월간 시험 방송을 한 것에 비해 종편 4개 채널은 시험방송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개국을 단행했다. 초기부터 잦은 방송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완벽한 준비 없이 단행한 개국은 시청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종편 채널의 시청률 성적표는 참담했다. 모두 평균 1% 전후반의 ‘애국가 시청률’(2%이하의 가장 낮은 시청률을 지칭)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상파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기대했지만 신선하고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톱스타·인기작가·PD 영입 전쟁…스타마케팅 효과 ‘글쎄’

프로그램 수준의 잣대를 온전히 시청률에만 의존할 수 없지만 대중의 관심을 반증하는 것은 역시 시청률이다. 이로 인해 종편 채널들은 개국 전부터 제작진과 출연진 확보에 열을 올렸다. 4개나 되는 종편 채널이 초반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예능 PD와 인기작가, 톱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거액의 출연료를 주고 데려온 톱스타들의 화려한 라인업도 종편 시청률의 돌파구가 되지는 못했다.

정우성 한지민을 앞세운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와 채시라가 출연하는 ‘인수대비’, 송일국 박진희 주연의 ‘발효가족’ 등이 1%대를 넘기며 그나마 선전하고 있다.

다른 종편 채널들의 성적은 더 처참하다. MBN 일일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은 신동엽과 김수미를 주축으로 다비치의 강민경 이정 이수혁 등이 출연하며 지상파 못지않은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했지만 시청률은 암울하다. 대성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왓츠업' 역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채널A가 야심차게 준비한 '컬러오브우먼'은 윤소이와 이수경 재희 심지호 등 젊은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했지만 시청률은 1%를 넘지 못했다. 그야말로 '0%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 이는 지상파 드라마의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케이블 채널 드라마와도 비교가 안 되는 성적이다.

거액의 출연료를 주고 영입한 스타급 연예인과 PD, 작가라도 기존 지상파 포맷을 답습하거나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은 눈길을 다른데로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는 셈이다.

떠들썩하게 개국한 종편 채널, 평가를 내리기엔 다소 짧은 기간일 수 있지만 일단 이슈를 만들고 보자는 노이즈 마케팅, 다양한 콘텐츠와 탄탄한 구성없이 스타만 앞세운 전략으로는 치열한 전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화려한 종편시대 개막을 알린 만큼 지상파의 답습이 아닌 신선하고 획기적인 콘텐츠 생산과 현재까지 드러난 갖가지 문제점을 보완해야 지금의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이 난국을 풀어나가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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