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이제는 은행을 직접 가지 않고도, 편의점 ATM이나 택배 등을 통해 환전 신청한 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융복합·비대면 외환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환전·송금 업무 위탁과 소액송금업자간에 송금 네트워크 공유를 전면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 2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열고, 신사업 도입 촉진 및 핀테크 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제도적 개편을 발표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최근 외환서비스 혁신은 거래절차 완화에 그치지 않고 핀테크 기업 등 외환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도 함께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환전한 외화를 택배, 주차장, 항공사 등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는 은행이나 환전영업자만 환전업을 수행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금융회사, 항공사, 면세점, 택배 등 다양한 경로로 환전 신청 및 수령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송금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해외 송금 시, 송금서비스 앱을 통해 그 회사 계좌에 입금하는 방식만 허용됐다. 이제는 소액송금업자가 송금 대금을 ATM을 통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허용되면서, 집주변 어느 ATM을 가도 해외 송금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번 대책으로 외환 공급업자간 협업과 경쟁을 촉진시켜, 혁신적 시도와 함께 관련 규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홍 부총리는 "혁신적 시도가 융복합·비대면 환전·송금서비스에 집중되고 있으나 진입·영업규제, 위탁불허 등으로 질적 혁신 확산에 제약이 되고 있다"면서, "이번 대책으로 외환서비스 공급자간 경쟁 확대는 물론, 신서비스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 기업의 혁신적 실험을 뒷받침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 핀테크 기업들은 앞으로 비교적 자유로운 송금·환전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 질 전망이다. 정부는 새롭게 시작하는 서비스가 규제에 어긋나는지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신사업 규제 신속 확인·면제 제도'를 신설한다. 원칙적으로 30일 이내 해당 서비스가 규제에 어긋나는지 확인·회신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규제 면제를 업계 전반에 걸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홍 부총리는 "정부는 관련 유권 해석 등을 즉시 시행하고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및 관련 규정개정은 오는 9월까지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 소액해외송금업을 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으로 '벨소프트'가 있다. 벨소프트는 무인환전기기(키오스크)를 이용한 소액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고객들은 호텔·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무인환전기기(키오스크)를 이용해 해외로 대금을 송금하거나, 해외에서 송금한 대금을 국내에서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지난 4월 금융 규제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규제 특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 소액해외송금업자는 '계좌'를 통해서만 고객 간 대금의 지급·수령이 가능했으나, '무인환전기기(키오스크)'를 이용해서도 관련 업무가 가능하도록 특례를 부여받았다. 서비스는 오는 10월 출시될 예정이다.

벨소프트는 국내 최초로 '무인환전 서비스'를 내놨으며, 무인환전 키오스크는 김포공항 지하철역, 롯데시티호텔, 스카이파크 호텔 등 50여 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 주요 지하철역을 비롯 주요 호텔 등에 무인환전기를 설치해 내년까지 총 300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의 기존 금융기관과 '외환업무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벨소프트 무인환전기기를 통해서도 각 은행을 통해 환전 신청한 돈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벨소프트 키오스크는 365일 24시간 운영되며, 환율 우대 적용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벨소프트 측은 무인환전 기기인 '와우 익스체인지'가 SNS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거래액 누적 300억원을 돌파했고, 기기가 여행객이 많은 홍대, 강남 등에서도 좋은 위치에 놓여있어 하루 거래액만 약 1억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