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롯데가 버린 자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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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롯데가 버린 자식이다”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03.11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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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더웨이, 본사로부터 갖가지 불이익·부당대우 주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 두 개의 편의점은 롯데그룹에 속해 있다. 롯데 계열사인 코리아세븐은 지난 2010년 4월 바이더웨이를 인수해 기존 세븐일레븐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편의점이 같은 회사의 것인지 모르는 이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코리아세븐의 홍보에도 연신 세븐일레븐만 등장할 뿐이다. 바이더웨이는 그야말로 ‘찬밥신세’.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홍보 여부를 떠나 점주들의 속앓이는 이보다 더하다. 매출 손실과 갖가지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바이더웨이 점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더욱이 본사의 부당 대우에 많은 점주들이 싸우고 나섰지만 본사는 2년간 팔짱만 끼고 있을 뿐, 결국 점주들은 제 풀에 지쳐버렸다고 한다. 이러한 바이더웨이의 비운은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시점부터 시작됐다.

코리아세븐은 바이더웨이를 세븐일레븐으로 흡수통합하는 과정에서 합병 전 계약 체결된 지점에 한해 바이더웨이 법인을 유지하기로 했다. 때문에 기존 가맹점은 놔두고 직영점을 중심으로 바이더웨이의 간판부터 세븐일레븐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인수 당시 1600여개(간판기준)였던 바이더웨이는 불과 1년 만에 1100여개, 지난해 말에는 800개 내외로 줄었다. 최근에는 전산 시스템 까지도 모두 세븐일레븐 시스템으로 바뀌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바이더웨이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점주들, 혹은 바이더웨이 사업자에 세븐일레븐 옷을 걸쳐 입은 점주들은 본사에 대한 불만만 높아질 뿐이다.

▲ 바이더웨이 점주들은 본사로부터 필요한 관리를 받고 있지 못하다며 "내다 버린 자식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시사오늘

바이더웨이, 무슨 문제 있기에

한 회사의 두 편의점, 그 중 하나는 본사로부터 필요한 관리를 받고 있지만 다른 하나는 그렇지 못하다. 이에 점주들은 “내다버린 자식”이라고 표현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설날 등의 일정이 겹치는 2~3월, 대개 편의점들은 매출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 시기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을 비롯한 여러 행사는 편의점의 매출을 메우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그러나 바이더웨이는 이러한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 기존 200~300만원 어치의 행사물품을 들여왔지만 지난 발렌타인데이 행사에는 20만원 가량의 물품밖에 공급받지 못한 곳도 있다. 코리아세븐의 인수 후 바이더웨이 시스템을 가진 곳이 줄어들다보니 행사 시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물류 부족 현상이 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전산이 서로 달라 물건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바이더웨이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행사 하나를 해도 뭘 모르니 제대로 안해준다”며 “바이더웨이 물건이 거의 없어서 발주창에는 떠도 주문하려면 결품인 경우도 많아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 담당 MD가 물류가 잘 들어가는지를 확인해 줘야 하는데, 전혀 안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코리아세븐 측 관계자는 “합병 되고 점포가 많아지면서 놓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담당 MD가 좀 더 노력해야 하고 물류 쪽에서도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 같다”고 말했다. 점주들이 문제제기를 해온 2년 동안 여전히 본사의 ‘노력’만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기존 바이더웨이의 절반가량은 손실을 끌어안은 채 바이더웨이 간판을 내린 것이다. 

담배 광고비에 대한 지적도 있다. 담배권이 있는 편의점들은 담배로 인한 판매수익 외에 광고비의 부가수익이 생긴다. 담배를 진열해 판매하는 대가로 얼마간의 지원금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더웨이 점주들은 최근 담배 광고비가 급격히 줄었다고 한다. 기존의 1/5도 채 받지 못하는 지점도 있다.

편의점 수가 많아져 광고비를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에 줄었다지만 점주들은 이에 대한 상세 내역이 공개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고 한다. 또 최근에는 코리아세븐이 KT&G와 신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 인기가 많던 말보로 담배 중 일부를 발주 품목에서 제외하기로 해 판매수익이 줄어든다는 불만도 있다. 

한 점주는 “본사에서는 전국적으로 판매가 부진한 제품을 제했다는데 우리는 다 잘 팔리는 것들이다. 다른데도 그렇단다. 어떻게 구분을 했는지 모르겠다”라며 “하루 두 보루만 팔아도 5만원, 한 달이면 상당 금액이다. 소액결제가 많은 편의점으로서는 말보로를 못 팔면 손해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비에 대해서도 “일일이 가격 따지기도 힘빠지고 본사랑 싸워서 이기기도 힘드니 가만히 있지, 사실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니 믿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세븐 측은 “담배 광고비의 경우 점포가 많아 개별적 관리가 어려운 관계로 점포에서 문의가 들어오면 본사 측에서 일일이 대응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담배광고비는 우리도 많이 주고 싶지만 업체 계약이 새로 되면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대책 없다” 포기상태

사실 점주들이 지적하는 불이익은 이것만이 아니다. 그러나 점주들을 더 지치게 하는 것은 문제제기를 해도 적절한 처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역시 바이더웨이 간판을 달고 운영하는 다른 점주는 “담배 광고비 엄청 떼먹지만 사실 그런거 한 두 개가 아니다”며 “청구 금액에 대해 문의하거나 따져도 본사에서는 ‘바이더웨이는 모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내역을 요청해도 바로 안줄 거다. 자료가 없다고 하거나 제대로 보내준 적이 없다”며 “본사에서는 바이더웨이 시스템은 모른다고만 얘기한다”는 동일한 지적이 반복 제기됐다.

▲ 한 바이더웨이 점주는 본사로부터 지원받아야 하는 △운영관련 △시설장비 △전산장비 서비스 중 시설장비 부문만 정상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사오늘

현재 바이더웨이 사업자로 남아 있지만 간판 및 모든 시스템을 세븐일레븐으로 바꾼 곳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세븐일레븐 시스템을 이용하는 한 바이더웨이 점주는 “포스에 문제가 있어서 계속 건의를 했지만 진전되는 사항이 없다”며 “세븐일레븐 시스템으로 바꾸면 나아진다는 말도 듣고 해서 바꿨지만 여전하다. 포스는 그대로 놓고 프로그램만 세븐 걸로 깔았는데 오히려 포스가 오래된 거여서 프로그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포스 교체작업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본사에서)했었지만, 항상 말만 할 뿐 제대로 처리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 점주는 “우리는 바이더웨이도, 세븐일레븐도 아니고 ‘세바’다. 이 ‘세바’에 대한 룰이 없어서 문제가 발생해도 대답이 빠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불만, 끝까지 그럴 것”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원인으로 점주들은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의 운영·전산 시스템의 차이를 지적했다. 점주들은 합병 후 바이더웨이 시스템을 아는 직원이 없다고 말한다. 바이더웨이의 한 점주는 “본사 팀장에게 물어보니 ‘법인을 유지해야 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며 “인수 과정에서 바이더웨이 직원이 다 짤려 나갔으니 남은 직원들은 바이더웨이 시스템을 당연히 모르는 거다. 본사 직원이 와서 우리 시스템을 볼 줄도 모른다. 전산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난 계약이 얼마 안남아 세븐일레븐으로 안바꾸고 있지만 계약이 많이 남은 점주들은 손해를 덜 보려고 다 바꾼다”라며 “그래도 바이더웨이 점주들에게도 사정이 그러니 다른 방법으로라도 어우르려고 하거나, 융화책을 써야 할텐데 그런 것도 전혀 없고 그야말로 가문 땅에 단비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합병되는 과정에서 바이더웨이에 계셨던 분들이 본인 생각과 달라 나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회사 쪽에서 부당하게 한 부분은 없다”며 “지금도 본사 팀장이나 MD들 중 바이더웨이 분들이 절반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세븐 담당 직원과 통화하신 분들은 바이더웨이 시스템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모든 직원들이 바이더웨이와 세븐일레븐 시스템을 모두 숙지하고 있다. 모르면 확인해서 연락주고 있다. 바이더웨이라고 해서 모른다고 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또 “어느 회사건 불만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점주들은)장사를 하시는 분들이다보니 이익이 난 부분은 잘 안보이고 손해가 난 부분은 눈에 띄게 보이는 것 같다”며 “실제 바이더웨이에서 세븐일레븐으로 갱신하신 분들이 폐점을 하거나 다른 점포로 돌리는 분들보다 훨씬 많다. 그렇게 불만이 많다면 세븐으로 바꾸지도 않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바이더웨이를 위탁경영하며 현재 세븐일레븐 시스템을 사용하는 한 점주는 “일괄적으로 다 바꾸는 것 아니었냐”라며 “우리는 요구한 적도 없고, 간판은 세븐으로 달고 포스는 바이더웨이로 하니까 손님들도 당연히 헛갈려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불만이야 한 두 개가 아니고, 처음부터 있었고 끝까지 있을 거다”고 말했다.

바이더웨이로 남아있는 한 가맹점주도 “바이더웨이 출신 점주들은 대부분 코리아세븐과 사이가 안 좋아서 재계약 거의 안하고 빨리 정리하자는 생각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계약기간 끝날 때가 다 돼서 이제 신경도 안 쓰고 기다리고 있지만, 기간이 많이 남은 사람들은 손해 안 보려고 일찌감치 세븐으로 바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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