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수료 빨아먹는 롯데, ˝다 토해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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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수수료 빨아먹는 롯데, ˝다 토해냈다˝는데…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2.03.14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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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소속 편의점 가맹점주들로부터 카드 수수료율을 부당하게 거둬들여 이득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코리아세븐은 문제를 은폐하다 뒤늦게 수습하고 나섰지만 뒷처리 과정도 시원찮아 점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에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해 점주들로부터 수수료를 거둬들이고, 이를 카드회사에 지급할 때는 구분 적용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겨왔다. 다만 바이더웨이는 지난 2010년 인수 당시 이미 수수료율이 구분돼 있어 수수료 피해가 없었고 세븐일레븐 가맹점주에 한한다. 

코리아세븐은 편의점 점주가 매일 매출액을 본사로 입금하고 매달 15일 매출원가와 본사 수익 등을 제한 금액을 돌려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세븐은 수수료율이 서로 다른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에 동일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해 매출액에서 제한 것. 편의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약 2.0~2.7%이고, 체크카드는 이보다 적은 1.5~1.7% 가량이다.

코리아세븐 측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의 금액 차이가 크지 않아 구분적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당시에는 카드 사용의 객단가가 적고 체크카드 사용 또한 많지 않아 구분적용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5500여개에 달하는 세븐일레븐에서 부당이득을 챙긴 것이 4년간 지속된 만큼 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꼼수´ 들통나자 수습하는데… 또 ´꼼수´ 

이러한 행위는 지난 2007년 11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차등 적용된 시점부터 2011년 말 문제를 수습하기까지 4년간 지속됐다. 지난해 8월 서울의 한 가맹점주가 이를 알아차리고 항의해 문제가 드러났지만 코리아세븐은 당시 문제제기를 한 점주들에 한해 수수료 차액를 지급하는 수준에서  상황을 일단락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계속해서 사실을 묵인해오던 코리아세븐은 소문이 퍼지고 나서야 지난해 12월 세븐일레븐 점주들이 볼 수 있는 게시판에 공지글을 올리고 앞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을 구분적용 할 것을 밝혔다. 또 수수료 차액을 2012년 1월 정산(2월15일 지급)에 산입해 지급하기로 했다. 

▲ 롯데그룹의 코리아세븐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소속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의 가맹점주들로부터 카드 수수료를 부당하게 거둬들여 이득을 챙겨왔다. ⓒ신원재 기자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코리아세븐의 수습은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카드사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때 수수료율을 구분 적용했던 코리아세븐은 카드사로부터 돌려받아야 할 수수료 차액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점주들에게는 ‘실제 체크카드 수수료율로 계산된 차액을 카드사로부터 제공받아’ 지급할 예정이라고 전달했다.

또 실제 지난달 15일 점주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했지만 수수료 차액 환급액이라는 명시가 없어 일부 점주들은 무슨 명목으로 받은 돈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돌려받은 액수에 대해서도 그동안 떼인 수수료의 정확한 금액인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달 받은 돈이 수수료 차액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인천의 한 점주는 “지난 번 받은 이익금에 지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 지금까지 떼인 수수료를 환급받았던 것”이냐며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사측에 대한 불신을 표했다. 또 서울 세븐일레븐 한 점주는 “지원금인지 뭔지 돈이 들어오긴 했는데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며 “주니까 그냥 받는 거지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일일이 금액 따지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수수료 차액 다 돌려줬다? 금액도 정확하다?… ´글쎄´ 

이밖에 문제의 금액을 모두 돌려줬다는 코리아세븐의 주장과 달리 몇 몇 점주들은 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한 점주는 “그런 것도 있었냐”며 “이익금 외에 판매지원금으로 나온게 있긴 한데 그건 다른 돈이다. 4년간 문제가 있었으면 나도 그 기간 모두 해당되는데, 그 정도면 1~2만원은 아닐텐데 환급액이나 그 외에 돈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같은 대기업이 이렇게 가게 주인들 피빨아먹어서 되겠냐”며 “이것저것 떼먹고 하는 게 다른 편의점들도 그렇다지만 롯데는 좀 심한거같다. 정말 나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수수료 차액은 영업중인 세븐일레븐의 경우 다 지급됐다”며 “폐점한 점주들에 대해서는 이달 15일 모두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급금액에 대해서도 “환불시스템 개선 작업을 통해 정확한 금액을 모두 지불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불금액을 묻는 질문에는 “공개할 수 없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비공개 이유는 “금액이 공개되면 점주들이 역추적을 해 받은 액수를 따지고 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코리아세븐은 수수료 환급액으로 지불한 금액이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반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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