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여야 각당은 29일 새벽을 기해 13일 간의 4·11 총선 선거전에 본격 돌입했다. <시사오늘>은 독자들이 총선을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도록, 10곳을 선정해 색다른 시각에서 선거 양상을 다뤄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4·11 총선 지역구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 중에 하나가 광주 서구(을)이다.
이 지역은 지난 27년간 새누리당의 '불모지'였지만 이번에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처럼 이정현 후보가 만만치 않은 지지를 받는 이유는 그가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이 지역 예산을 많이 끌어온 게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30일 현재 광주 서구(을)지역 초반 판세는 말그대로 '접전'이라고 한다. 이처럼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에서 새누리당 소속의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견고했던 호남의 지역주의를 허물어뜨리는데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더불어 이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해오는 등 핵심측근인 만큼 박 위원장의 위상도 크게 드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이 후보가 박 위원장의 '분신'으로 여겨지는 것이 선거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되고 있다.
광주 민심이 박 위원장에게 호의적이라면 이 후보는 분명 '플러스' 효과를 볼 것이다.
하지만 '민주화의 성지'로까지 불리는 광주 시민들이 '독재자'로 비판받고 있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위원장에게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이정현 후보만큼 호남의 지역주의 해소를 상징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장기표 정통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다.
'마지막 재야', '전태일의 대학생 친구' 등으로 불리는 장 위원장은 정통민주당의 비례대표 1번 후보이다.
정통민주당은 한광옥 공동대표를 비롯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계와 호남세력이 주축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런 정통민주당이 경남 김해가 고향인 장 위원장에게 비례대표 1번을 준 것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와 함께 정통민주당은 비례대표 2번에 유상두 전국호남향우회 회장(전 민주통합당 용산위원장)을 공천했다. 호남향우회 회장보다 장 위원장을 더 배려한 것은 정통민주당이 '지역당'이 아님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효과가 있다.
만약, 호남 유권자들이 정통민주당에 표를 많이 줘서 경상도 출신의 장 위원장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이 또한 지역주의 벽이 허물어지는 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합리적 진보를 상징하는 장 위원장은 지난 1987년 대선 당시 감옥에서 "호남인들의 지역감정은 계급의식과 같은 것이어서 영남인들의 지역감정과 같은 차원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통민주당이 호남에서 많은 표를 받아 장 위원장이 당선되면 자신들의 정치적 위상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지역주의 타파에 기여한 정당이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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