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리의 스타일 이야기> ②오세훈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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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리의 스타일 이야기> ②오세훈 서울시장
  • 서유리 자유기고가
  • 승인 2009.12.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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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이한 정치이력…‘이미지’ 정치인 1호
우리나라에서 정치인 이미지의 중요성에 본격적인 관심을 보인 것은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일례로 노태우 후보는 ‘보통사람’의 이미지를 위해 어린 소녀를 안고 귀에 속삭이는 포스터 등을 통해 부드러운 인간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킴으로써 군 출신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러한 정치에 있어 이미지 활용은 TV토론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15대 대통령선거에도 잘 나타나 있다. 김대중 후보는 좀 더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메이크업과 머리에는 염색을 하였고, 제스처까지 신경 써 밝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했으며, 양복에 멜빵을 착용하고  셔츠에도 자신과 어울리는 넥타이를 착용함으로써 본인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16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역시 이회창, 노무현 등의 후보들은 제스처나 의상, 화법 등으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을 본인들이 내세운 정책 못지 않게 신경을 썼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이  정치에서  이미지는 점점 중요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잘 부응한 정치인이다. 오세훈 시장은  16대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기 전 변호사였다. MBC ‘오 변호사 배 변호사’라는 프로그램에 오 변호사로 출연하면서부터 세상에 널리 알려졌는데 그는 특히 훤칠한 외모와  그리고 명확한 법해석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광고모델로 나오기도 하였다.
 
또 당시 미혼여성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결혼하고 싶은 남자' 1위로 꼽히기도 했다. 사실 그의 정치인으로서의 이력은 굉장히 평이하다. 제 16대 국회의원직을 수행하긴 했지만 제 17대 국회의원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33대 서울시장으로 강금실 후보와의 접전 끝에 당선 된 것은 그가 이전에 구축해 놓았던 긍정적인 이미지의 영향이 크다. 이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들은 정책 못지않게 이미지와 옷차림에도 관심을 많이 기울였다.
 
특히 이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자신들의 상징을 나타내기 위해 컬러에 까지 신경을 쓴 사실이 주목할 만하다. 당시 강금실 후보는 보라색을 메인 컬러로 활용 하였는데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파랑과 보라를 합하면 보라색이 나온다”며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화합을 의미해 강 후보의 정책과 일치한다”고 언급하였다.
 
그렇다면 당시 오세훈 후보는 어떠하였을까? 오 후보는 녹색을 메인 컬러로 정하고 녹색 넥타이를 매번 하고 나왔다.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직을 역임했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활동도 한 그의 환경활동 경력과 ‘환경 시장’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넥타이의 무늬도 주로 달팽이무늬와 단순한 줄무늬를 쓰면서 세심하게 그의 이미지를 유권자들에 알려나갔다. 이렇게 그는 깔끔하고 세련된 외모와 좋은 이미지로 서울 시장에 당선된 후 이제는 서울의 이미지를 더 좋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사실 그는 그러한 이미지로 당선 되었지만 오히려 외모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 이미지가 마이너스로 작용할 때도 있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활동 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의 패션 스타일은 어떠할까? 흔히 옷 잘 입는 사람이라고 하면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한 가지 컬러를 줄곧 고집해 입는 것과 다양한 컬러를 잘 매치시켜 자기만의 스타일로 소화 시키는 것. 오세훈 서울 시장은 후자의 경우다. 그는 다양한 컬러를 잘 맞춰 입는다. 그는 자신의 옷과 넥타이는 아내나 코디네이터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신이 직접 고르며  특히 넥타이의 컬러와 셔츠의 조화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넥타이는 슈트에서 가장 시선이 모아지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특히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컬러의 넥타이를 하면 훨씬 돋보일 수 있다. 그리고 그는 슈트의 컬러도 다크네이비나 블랙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상대방에게 가장 중요한 신뢰감과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이미지 전략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는 아주 완벽한 스타일링은 연출하지는 않는다. 그의 슈트 차림을 보면 약간 헐렁하다. 대다수의 한국남자들이 그렇게 입고 있기는 하지만  살짝 아쉬운 느낌이다. 또  헤어스타일을 보면 부스스한 느낌을 준다.
 
변호사시절 부터 그의 헤어스타일은 똑같은데 전혀 헤어스타일 제품은 바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그를 소탈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오세훈 시장은  ‘이미지가 힘이다’라고 말하며 21세기에 경쟁력은 문화, 서울도 문화도시의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가 서울을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킬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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