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만에 씨티은행 한국 철수설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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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만에 씨티은행 한국 철수설이 부각되고 있는 이유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1.02.22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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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한국 등 아태 지역서 소매금융 사업 매각 방안 검토 중"
경영상 '단순화' 가치 중요… "다양한 대안들을 충분히 고려할 것"
해외금융권, 비대면 환경 속 조직슬림화 진행…점포 폐쇄 급속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진영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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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이 한국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해외 시장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씨티그룹은 지난 2008년 이후 해외에 진출한 소매금융 사업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그룹이 한국 등 아시아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씨티그룹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씨티그룹이 한국, 태국, 필리핀,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매금융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지난 1월 제인 프레이저 CEO가 밝힌 바와 같이 각 사업들의 조합과 상호 적합성을 포함해 냉정하고 철저한 전략 검토에 착수했다”면서 “많은 다양한 대안들이 고려될 것이며, 장시간 동안 충분히 심사숙고해 결정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앞서 프레이저 CEO는 지난달 "디지털화 세계에서 어떤 기업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지 평가하면서 씨티의 전략적 위치에 대해 임상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있다”면서 "회사를 단순화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더욱이 그는 지난 2015년, 중남미 책임자로 근무할 당시,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등의 소매금융과 법인을 매각한 이력이 있다. 이에 씨티그룹의 이번 아태지역 사업 처분 가능성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2015년 한국에서 소비자금융 철수의 일환으로 씨티은행 자회사인 '씨티캐피탈'을 매각했으나, 씨티은행과 씨티카드는 그대로 유지했다. 이후,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소매금융 부문을 적극 축소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33개였던 점포가 2017년 44개로 대폭 줄었다. 2021년 2월 기준 현재는 39개의 소매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대신, 기업금융이나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색깔 없이 다른 은행들과 똑같은 전략으로 경쟁하면 안된다"면서, "(한국씨티은행은) 자산관리,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금융, 편리하고 안전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차별화를 위해 투자하고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취임 첫 행보로 자산관리(WM) 전문 영업점인 서울 WM 센터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최근 은행권은 급속한 비대면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조직슬림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특히, 해외 대형은행들은 대대적으로 소매금융 부문 점포 폐쇄를 단행하고 있다.

독일의 제1 민간은행 중 하나인 코메르츠은행은 오는 2024년까지 1만여명의 지원과 점포 340개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독일 내 점포는 현재 790개에서 450개로 줄인다고 밝혔다.

코메르츠은행 관계자는 점포 축소 결정과 관련, "회사의 성장보다는 수익성이 우선"이라면서,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해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HSBC도 올해 4월부터 5개월간 영국 내 82개 점포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점포의 13%를 줄이는 것이다.

HSBC는 "지난 5년간 점포를 이용하는 고객이 3분의 1로 줄었고, 현재 고객의 90%가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점포 축소 등 은행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 철수와 관련해) 본사 차원의 입장 외에는 결정된 사항이나 알려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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