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김정수, ESG 위원장으로 경영복귀…‘우려-기대’ 공존
스크롤 이동 상태바
삼양식품 김정수, ESG 위원장으로 경영복귀…‘우려-기대’ 공존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1.03.26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닭’ 신화 주역 김 사장,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일부 주주 반발…사측 “이사회 재정비로 ESG경영 본격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삼양식품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경영에서 물러났던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이사회에 복귀하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김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집단행동 등을 예고했지만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삼양식품 정기주주총회에서 김 총괄사장은 사내이사와 함께 ESG 위원장에 올랐다.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만이다. 앞서 김 사장은 회삿돈 4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을 받고 지난해 3월 회사에서 퇴직했다. 하지만 그는 퇴직 7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다시 경영에 복귀했다. 집행 종료로부터 2년간 취업 제한이 적용되지만 경영 공백을 고려해달라는 회사 측 요청에 법무부가 김 총괄사장의 취업 제한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김 사장이 대표이사직과 이사회 의장은 맡지 않고 ESG 위원장으로서 회사 투명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복귀 시점이 이르다는 점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삼양식품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능력과 윤리성에 대해 반기를 들고 집단행동을 개시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법무법인 창천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고 △철저한 준법 감시체계 구축 △경영진의 불법행위 재발 방지 △배당액 증가 등 주주가치 제고 △기타 소액주주의 권리 보호 요청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소액주주는 “회삿돈을 횡령해 유죄판결을 받은 경영인이 곧바로 사업에 복귀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김정수 총괄사장이 복귀하더라도 경영진의 범죄행위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객관적 감독기구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죄 판결을 받은 지 고작 1년이 지난 김 총괄회장이 일선에 복귀해 ESG 경영을 강화한다고 선언한 것도 주주에 대한 우롱”이라고 비판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앞서 김 사장의 경영복귀에 ‘반대’할 것을 주주들에 권고하기도 했다. ISS는 김 사장이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이사로서 자질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으며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주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삼양식품이 김 사장을 이사회에 복귀시킨 데 대해 최대 히트작 ‘불닭볶음면’을 만든 공로가 컸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김 사장은 불닭시리즈 개발과 국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삼양식품의 제2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그의 부재로 공격적인 투자와 경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회사 내부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삼양식품은 최근 이사회를 재정비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삼양식품은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회계관리와 준법지원을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하고 준법지원인을 선임하는 등 이사회 운영을 뒷받침할 준비도 마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산하에 ESG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비재무적 요소를 전략적으로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사회와 경영진간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려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재정비를 통해 ESG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삼아 환경보호, 사회공헌, 지배구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창출해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