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박근혜, YS 앞에서 성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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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박근혜, YS 앞에서 성격차?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5.0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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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 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 관계복원 ´평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새누리당 대선예비후보인 정몽준 전 대표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특별한 아버지를 뒀다는 점에서 닮았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故박정희 전 대통령이 각각 두 사람의 부친이다. 정 명예회장과 박 전 대통령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김영삼(YS) 전 대통령과의 악연이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하고 그해 12월 1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YS로서는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정 명예회장이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YS는 정 명예회장의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대선에 출마해 끝까지 완주했다. 결과는 3위였고 선거 직후 YS 정권의 세무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이 세무조사를 놓고 정치 보복이라고도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과 YS의 관계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YS는 박 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YS는 박정희 정권의 온갖 탄압에도 강력한 민주화 투쟁을 벌였다. YS가 박 전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서슴없이 비판하는 이유다.

이처럼 정 명예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똑같이 YS와 사이가 좋지 못했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의 자식인 정 전 대표와 박 위원장은 YS에 대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뉴시스
정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YS 자택을 방문해 "처음 시작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고, 김 전 대통령은 "세상에 경험이 제일 중요한데 정 전 대표는 7선 의원으로서 국제적으로도 경험이 많고 여러 가지 면에서 자랑스럽다"며 지지를 표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7선이라는 게 현장 경험이다. 내가 9선 의원인데 9선 하고 나서 대통령을 했다"며 "지금 정 전 대표가 7선으로 제일 많다. 경험이 많으니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하라"고 힘을 실어줬다.

이 자리에는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도 함께 해 눈길을 끌었다.

정 전 대표가 자신의 부친인 정 명예회장과 YS의 불편했던 과거와는 상관없이 대범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정 전 대표로 말미암아 정 명예회장과 YS관계가 복원됐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정 전 대표와 달리 박 위원장은 여전히 YS와 거리감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친박(박근혜)계 이혜훈 의원은 박근혜 위원장의 난을 들고 83회 생일을 맞이한 YS를 찾아 인사드렸다. YS는 이혜훈 의원에게 "박 위원장에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해라. 나도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고 말해 두 사람 사이에 훈풍이 도는 분위기였다.

당시 YS계 몇몇 인사들은 'YS가 어떻게 독재자 박정희의 딸을 돕겠다고 할 수 있느냐'며 반발, YS 집으로 쳐들어가려고 했다는 후문이다. 그 만큼 '박 위원장을 돕겠다'는 YS의 발언은 파격적이었다.  

이혜훈 의원의 방문 이후 YS는 박 위원장의 부친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2012년 민주동지회 신년인사회에서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한다"는 대국적 발언만 전한 YS는 이례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삼가한 것. 이는 전년도 민주동지회 신년인사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쿠데타 주역'으로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어서 정가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나름 훈기가 돌았지만 YS의 차남 김현철 전 부소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이에 대한 박 위원장의 특별한 해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YS와 박 위원장 사이에 다시 냉기가 돌기 시작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박 위원장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다. 대표적 YS계인 백영기 전 한국방송영상(현 아리랑 TV) 사장은 지난해 7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가 직접 풀어야 한다. (YS가 박 전 대표의 부친인 故박정희 전 대통령을 쿠데타 주역으로 비판하더라도) 박 전 대표가 대통령과 같은 큰 사람이 되려면 그렇게 해야 된다. 그게 예의이다. 누가 뭐래도 YS가 대선배 정치인이다. 그리고 YS가 무슨 죄를 지은 사람도 아니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똑같이 자신들의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던 YS를 놓고 정 전 대표와 박 전 대표는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가 아버지인 정주영 명예회장을 대신해 YS와의 '해빙기'를 추진한 데 반해, 박근혜 위원장은 오히려 '결빙기'로 돌아선 분위기다. 이처럼 두 대권주자의 서로 다른 태도가 차기 대권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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