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에게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이 적용될 듯 싶다.
이상일 대변인은 16일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고도 의원 배지 받아간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3번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퇴출돼야 한다"는 논평을 내놨다.
이 대변인은 "비례대표 후보 경선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뽑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석기, 김재연씨는 국회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단정하면서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가 콩알 만큼의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국회의원 배지를 반납하고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논평을 낸 이상일 대변인은 어떤 인물인가.
그는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대표를 지원하는 글을 쓴 대가로 지난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8번을 받아 당선된 사람으로 유명하다. 비례대표를 받기 직전까지 편파적 논조의 칼럼들을 써온 것이다.
이런 그를 향해 '언론 현직에 있으면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을 해놓고 옮겨갈 정당을 위해 영혼을 파는 글을 쓴 것'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정론직필을 생명으로 해야 할 논설위원이 글을 팔아 국회의원 배지를 얻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파렴치하고 비도덕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사퇴 주장이 반대 당으로부터 나왔다. 더불어 '새누리당은 청부언론인 이상일의 비례대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셌다. 하지만 이상일 대변인 본인과 새누리당은 '콩알 만큼의 양심'도 없는지 꿈쩍도 안했다.
이랬던 이 대변인이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인의 사퇴를 촉구하는 건 앞뒤가 안 맞아도 크게 안 맞는 느낌이다. 그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퇴출을 요구하기 전에 본인 스스로 먼저 사퇴해 모범을 보이는 게 맞지 않을까. 그렇게 하지 못할 거라면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조용히 있는 게 좋을 것 같다.새누리당도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이 대변인의 입을 막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로 하여금 오히려 불쾌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이 대변인에게 하나 묻고 싶다.
지난 1월 26일 당시 중앙일보 논설위원이었던 이 대변인은 이 신문에 올린 글에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에 대해 "여전히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그를 2040세대는 잘 모른다. 그의 정치적 파괴력은 제로에 가까운 게 현실"이라고 썼다.
장기표 대표는 우리사회가 인정하는 합리적 진보주의자다. '마지막 재야'로, '운동권의 대부' 등으로 불린다. 이런 장 대표를 폄하한 것에 대해 사과할 생각은 없는지.
그리고, 장 대표가 추구한다는 '사회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지. 혹여 '사회민주주의'를 공산주의로 착각하고 있는 듯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장 대표가 추구하는 '사회민주주의'는 서구 유럽에서 일반화 된 개념으로 사회보장제도를 강조한다. 요즘 박근혜 전 대표가 외치는 '복지'와도 서로 통한다. 이 대변인이 장 대표의 '사회민주주의'가 문제있다고 본다면 박 전 대표의 정책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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