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그리고 김두관 대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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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그리고 김두관 대망론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6.10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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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대표 李 출정으로 보는 文·孫·金 명암 엇갈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결과, ‘이해찬호(號)’신임대표에 김한길, 추미애, 강기정, 이종걸, 우상호 최고위원이 승선하게 됐다.

지역순회 대의원 투표를 할 때만 해도 '김한길 대세론'은 바람을 탔다. 거의 김한길 굳히기라는 평을 받았다. 이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돌았다. 당초 예상은 '이해찬 대세론'이었다. '이-박 담합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이 후보가 유리할 거라는 게 대부분의 중론이었다.

이해찬 후보 측은 그럼에도 승리를 자신했다. '김한길-김두관 담합' 역풍이 심상치 않다는 자체분석 때문이었다. 따라서 모바일 투표에서는 이해찬 후보를 지지할 거라고 내다봤다. 그러다 또 하나의 변수가 생겼다. 이 후보가 북한인권법 관련, 북한에 대한 내정간섭이라고 발언한 것이 도마에 올랐다. 색깔론에 불이 붙었고, 이 후보 측은 '신메카시즘'이라며 반박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이 후보에 대한 사상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의원 투표 30%와 모바일 투표 및 현장투표 70%를 합산한 결과 이 후보는 총 7만671표(24.3%)로 김한길 후보(6만9034표, 23.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일각에서는 '친노 모바일'의 승리라고 했다. '김한길-김두관 담합'에 대한 심판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경선 막판 휘몰아쳤던 색깔론에 대한 역풍이라고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구태정치의 재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당의 쇄신 요구를 져버린 조직동원식 결과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한길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후 당심과 민심을 왜곡한 결과라고 꼬집었다. 친노 세력이 현장·모바일 투표에서 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지적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해찬 신임대표로 결정됐지만 당 내홍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분위기다. 이를 보여주듯 이해찬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10일 첫 모임을 가졌지만 김한길 최고위원은 불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당 지도부가 구성됐지만 적지 않은 난항이 예고되고 있음이다.

한편, 전당대회 결과는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의 명암을 엇갈리게 하고 있다.

먼저, 문재인 상임고문측은 한숨 돌렸다는 분석이다. 그간 '이해찬 프레임'에 갇혀 많은 타격을 입은 그였다. 그럼에도 이해찬 후보가 당 대표에 오르는 게 문 고문측에는 도움이 될거라는 자체판단이 많았다는 것. 또한 이번 모바일 투표에서 드러난 민심의 저변은 '문재인 대망론'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를 낳은 터라 대권 행보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관측이다.

한층 탄력 받은 문 고문은 10일 당원들을 독려하는 글을 올리며, 대선 출마 선언을 또 한 번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들"이라며 "국민과 동행하는 정치, 국민생활과 호흡하는 정책을 잘 설계하고 잘 준비하자"고 말했다. 또한 "저도 큰 승리를 위해 온 몸을 던질 것"이라며 "지역이나 계파를 넘어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저를 던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문 고문측에 화색이 돈다면, 손학규 고문측은 그늘이 지는 분위기다. 손 고문측과 가까운 조정식 후보가 당선권에 들지 못한 채 최고위원직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도당 위원장까지 지낸 조 후보가 지도부 입성에 실패한 것에 수도권 장악력까지 떨어진 것은 아니냐는 우려까지 들려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당대회 결과로 인해 김두관 대망론은 빨간 불이 켜졌다. 김한길 후보의 승승장구로 인해 김두관 가능성 또한 비상하는 계기를 맞았지만, 대중적 지지를 얻는데는 실패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친노 진영의 한 인사는 지난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두관 경남지사의 경우 김한길 후보와 계파간 연대를 한 것이 실수였다"라며 "친노 쪽에서 김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담합 의혹으로 인해 그에게 등을 돌린 이들이 많아졌다. 그게 고스란히 모바일 투표 결과로 드러난 것"이라고 평했다. 또한 "특히 그를 지지하는 열성 팬들이 적다는 게 문제다. 바로 이점이 김 지사가 대선바람을 못 타는 결정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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