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이야기> 말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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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이야기> 말라리아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2.06.2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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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몸살이라도 걸린 것처럼 몸이 나른하고 만사가 귀찮고, 도통 밥 생각도 없고 은근히 열도 나는 것 같다. 이렇게 며칠 동안 무기력하게 지내다가 급기야 오한이 나서 이빨이 부딪힐 정도로 강렬하게 몸을 떤다. 몇 시간 후에는 떠는 증상이 멎는가 싶더니 갑자기 열이 39℃ 이상으로 치솟으며 심한 괴로움을 호소한다. 수 시간 열병 증상에 시달리며 온 몸에서 주체할 수 없이 땀이 흘러내린다.

다시 서서히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오며 잠시 평온함을 되찾는가 싶었지만 하루건너 한 번씩 같은 증상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사람을 못살게 군다. 마치 오르막과 내리막길을 반복적으로 질주하며 사람을 뒤흔들어 놓는 청룡열차를 타는 기분이다. 

한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말라리아 증상이다. 말라리아는 예전에 학질이라고도 불려왔던 병으로 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이며 드물게 수혈 등에 의해 전염될 수도 있다. 말라리아는 Plasmodium이라는 원충에 의해 감염이 되어 발생한다.

사람에게 말라리아를 걸리게 하는 원충은 4가지가 존재하는 데 이중 우리나라에서는 삼일열 원충에 의해 발생된다. 말라리아는 모기, 특히 얼룩날개모기가 사람에게 흡혈하는 과정에서 체내로 원충이 주입됨으로써 전염된다.

일단 체내에 말라리아균이 들어가면 바로 간으로 이동하여 발육 과정을 거친 후 혈액을 타고 들어가 적혈구내에서 서식을 하며 일정 시간이 경과된 후 적혈구를 파괴시키고 다시 다른 적혈구로 침투하는 것을 반복한다.

위에서 보았듯이 말라리아는 주기적인 발열이 대표적인 증상인데 이것은 말라리아균이 주기적으로 적혈구를 파괴하는 과정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일열 원충에 의해 말라리아가 발생된다고 하였다. 삼일열이라는 의미는 글자 그대로 3일의 주기, 즉 하루건너 한 번의 주기로 발열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에서는 주기가 일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말라리아는 감염 후 약 2주일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나 간혹 1년 가까이의 긴 잠복기를 거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말라리아는 휴전선에서 가까운 지역일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해가 갈수록 위험지역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발생건수의 경우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1721건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했으며, 세계적으로는 매년 약 3~5억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 이중 약 100만 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말라리아에 감염된 것이 의심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채혈을 하여 핏속의 말라리아균 감염 흔적을 찾아냄으로써 진단을 내리게 된다. 다행히 말라리아에 대한 치료약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가급적 신속히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

아쉽게도 현재 국내에서 말라리아에 대해 권장되는 예방접종 방법은 없다. 따라서 가장 최선의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도시 지역 보다는 논, 수로, 수풀, 축사 등에서 주로 서식하므로 이러한 지역에서는 특히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여름철 모기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인 밤 9시에서 12시 및 아침 5시에서 7시 사이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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