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YS 덕담은 천군만마…대선지형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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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YS 덕담은 천군만마…대선지형 지각변동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7.05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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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세력이 PK 맹주로부터 지원 받는 시나리오…역대선거에 비춰 ´필승구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4일 현 정치상황에 대해 몇마디 말했다.

가벼운 감기 증세와 가슴 통증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퇴원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룰 논란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서도 "너무 한심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비박(박근혜)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행 새누리당 경선룰대로 경선이 진행되면 대선후보는 박근혜 의원이 될 게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이 여당 경선룰 논란에 대해 "너무 한심하다"고 지적한 것은 박근혜 의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자연스럽게 해석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새누리당 이상득 전 의원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선 "당연하지. 만사형통이 뭐냐"고 개탄했다.

이 두 마디를 종합해보면 김 전 대통령은 박근혜 의원과 새누리당,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김영삼 전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예비 후보 ⓒ뉴시스
반면,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병문안 차 자신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대선예비후보인 손학규 상임고문에 대한 질문에 "손 고문에게 잘하라고 했다"며 "내가 픽업(발탁)해서 국회의원도 시키고 경기지사도 하고…, 사실 내가 길러온 사람이어서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YS는 특히 '다른 후보들보다 애정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다른 사람보다 애정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YS가 손 고문에게 덕담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한다. 하지만, 그렇게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우선, YS가 손 고문을 자기 쪽 사람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정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YS와 소위 상도동계가 손 고문을 연말 대선에서 밀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얼마 전, 친박(박근혜)계 한 인사는 "YS와 상도동계는 개혁적 보수인데 손학규가 여기에 잘 맞는다. 그래서 YS가 손학규를 밀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 박근혜 쪽에서 YS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해야 한다"고 기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YS가 손 고문을 높이 평가한 것은 연말 대선에서 '손학규-박근혜' 구도가 만들어질 경우 YS와 상도동계가 손 고문을 밀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아직 PK(부산·경남) 맹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YS가 수도권에 단단한 기반을 갖고 있는 손 고문을 지원하는 이른바 'PK+수도권'이라는 환상의 조합이 완성된다. 역대 대선에서 PK와 수도권은 대선 당락의 결정권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폭발력이 대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YS 이후 PK를 대표하는 정치적 인물은 아직 떠오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과 김두관 경남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YS를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PK 민심에는 자기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 YS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총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PK에서 선전했다고 하지만 만약, YS가 직접 PK에 내려가 반 박근혜를 외쳤다면 결과는 180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건강을 묻는 질문에 "아주 건강하다"고 말했다. 연말 대선에서 그의 역할이 더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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