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대선 경선캠프의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이 6일 '(故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은 군사혁명으로, 쿠데타로 볼 수 없다'고 밝힌 것에는 적지 않은 의미가 녹아있다.
우선, 그동안 군사독재에 맞서 싸워왔던 민주세력에 대한 박근혜 진영의 철저한 '씨말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박 의원이 이 추세대로 연말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5·16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추진될 것이고 그러면 5·16을 쿠데타로 비판해온 민주세력의 입지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전 대통령과 맞서 싸웠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상도동계는 물론,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또한 '거룩한 혁명'에 대항한 '한심한 세력'으로 추락하게 되는 셈이다.
당장, 새누리당 및 보수진영에 아직 적지 않게 포진해 있는 상도동계의 반발을 초래할 게 분명하다. 이날 상도동계의 한 인사는 "박근혜가 우리를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고 분개했다. 아울러, 이재오 의원 및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군사독재시절 엄청난 탄압을 겪었던 당 내 비박주자들의 분노를 살 수 있다. 가뜩이나 박근혜 진영의 '안하무인'격 무시에 맘이 상했던 비박주자들이 '탈당' 등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보수·우파 진영의 분열로 이어질 게 뻔하다. 자연스럽게 진보·좌파 진영의 표정이 밝아질 수밖에 없다.
요즘 민주통합당에서는 우후죽순처럼 대권도전 선언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박근혜와 일대일로 붙으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보수·우파 진영이 분열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라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박근혜 남자'로 통하는 이상돈 위원의 이번 발언은 우리 사회 중도층의 마음까지 뒤흔들 수 있다. 박정희 정권 시절, 고문 등 인권탄압이 자행된 게 엄연한 사실인데 '5·16은 쿠데타가 아니라 혁명'이라고 찬양하는 것을 곱게 볼리 만무하다. 벌써부터 '오만함이 극치'라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 경우, 민주당 등 야권은 '얼씨구나'하며 춤을 추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반면,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필패론'이 고개를 들 수 있다. 특히, 그 동안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이라는 불만이 쌓였던 터라 '박근혜 필패론'은 이와 맞물려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우파 진영은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당 내 비박주자들과 당 밖 인사들에 대해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날 이상돈 위원의 발언을 일종의 '충성 경쟁'으로 파악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박근혜 의원의 마음이 각별한 만큼, 박 전 대통령을 추켜세우는게 박 의원으로부터 인정받는 가장 쉬운 방법임을 알고 이 위원이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위원의 이번 발언은 박 의원에게 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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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어른들 왈 "저런 것들하고 절대 돈거래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