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의 슬로건을 보면…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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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들의 슬로건을 보면…알 수 있다?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7.09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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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모두 나라와 국민 걱정…
슬로건으로만 머물지 않기를 바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신상인 기자]

보수의 시대였던 1992년 미국 빌 클린턴은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It’s economy, stupid)’라는 구호로  권력을 되찾았다. 시간이 흘러 지친 미국 국민에게 버락 오바마는 어디서나 ‘변화! (Change) ’와 ‘예스 위 캔! (Yes, we can) ’을 외쳤다.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됐고, 미국 민주당은 8년의 야당 생활을 끝냈다.

그리고 2012년 한국 야당의 슬로건은 ‘MB 심판’이었다. 하지만 총선에서 졌고 책임을 진 한명숙 당대표가 물러났다.

이제 대선이다. 선거 슬로건은 ‘가치-정책-후보-감성’을 드러내는 단어의 조합이라고 한다. 출마한 대선 후보와 출마 예정자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2012년 한국의 대선 슬로건을 살펴봤다. 일부 출마자는 구체적인 슬로건이 없어 출마선언 당시 의견을 전한다. 순서는 가, 나, 다 순이다.

▲ 위 좌로부터 새누리당 김문수, 김태호, 박근혜, 임태희, 민주당 정세균, 이어서 아래 좌부터 김두관, 김영환, 문재인, 손학규, 조경태 대선 출마자 ⓒ뉴시스

김두관 - 평등한 국가, 내게 힘이 되는 나라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날인 8일 해남 땅끝마을에서 대선 출마의사를 발표했다. 공약으로 서민 중산층 지원 강화, 반값 등록금, 노후생활 국가 보장, 지역균형 발전 등을 약속했다.

김 전지사는 “내게 힘이 되는 나라, 평등국가 향해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김 전 지사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불평등과 양극화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내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만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주장했다. 대선 공약으로는 취임 원년 남북정상회담 추진과 지역균형발전, 반값 등록금 실현 등을 약속했다.

대선 출마선언을 한 해남의 땅끝마을은 대한민국의 시작이자 한반도 최남단 마을로, 김 전지사의 개인정치 역정을 상징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했다.

김문수 - 함께 갑시다. 위대한 대한민국
김문수 경기지사는 ‘함께 갑시다. 위대한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손수 지었다. '대한민국은 성공했고 성공한 대한민국은 선진통일의 강국이 돼야 한다'는 평소 소신을 담았다고 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국회 정론관을 통해 민의의 전당이란 상징성과 함께 언론 노출에도 유리한 곳을 택했다.

김영환 - 국민 화병을 고쳐 드리겠습니다
지난 5일 출마선언을 한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은 ‘국민 화병을 고쳐 드리겠습니다’라는 카피를 자신이 직접 고안했다.  김 의원은 과학기술부 장관 경력을 강조하며 한국 과학관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호 – 정치의 세대교체
김태호 경남지사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오는 11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정치의 세대교체’ 등 몇 가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현재의 위기가 정치의 무능에서 비롯됐으니 낡은 리더십을 바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메시지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 우리나라 대통령, 정권 교체, 정치 교체, 시대 교체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은 지난달 17일  “소수 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주인인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문 의원은 “네편 내편, 편 가르지 않고 함께 가는 우리나라, 우리라는 말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은 진정한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란 임시 슬로건에 대해 주변에서는 “인상적이지 않다”는 지적과 “현 상황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왔다. 문재인 캠프 측은 아직 메인 슬로건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캠프 측은 슬로건을 먼저 내고 정책을 채워가기보다 정책을 구체화하면서 그에 맞는 슬로건을 만드는 게 순서라는 판단이다. 정식 슬로건은 선거대책위원장 인선이 완료되는 이달 중순 내놓을 계획이다.

이 슬로건에 담긴 콘셉트는 ‘화합’과 ‘통합’이다. 또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정권 교체(국민 다수가 가진 당연한 분노와 요구)와 정치 교체(기존의 여의도 정치가 아니라 국민이 함께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 시대 교체(경제민주화의 의지를 반영)를 말했다.

한편 문 고문이 출마선언을 위해 선택한 곳은 독립공원. 자신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가 있던 곳이다.

박근혜 -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유력한 대권 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의 경선 캠프는 8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슬로건을 발표했다. “기대하는 변화 박근혜, 국민과 함께하는 박근혜, 내 삶의 선택을 위한 박근혜 등이 더해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이라고 전했다.

또 발표 장소를 서울 영등포에 있는 복합쇼핑몰 광장, 남녀노소 각계 각층이 모이는 곳을 택해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여론을 고려 했다”고 말했다.

애초 박 의원 측은 ‘국민’, ‘행복’, ‘미래’, ‘함께’ 등을 키워드로 삼아 경선 캠프 이름도 ‘국민행복캠프’라고 했다. 다만 그동안 강조해온 ‘국민이 행복한 나라’보다 메시지가 또렷하게 각인되는 슬로건을 찾고 있다고 해 4.11총선시 ‘100% 대한민국’으로 정한 일을 상기 시켰다. ‘1% 대 99%의 대결’을 내세운 민주당을 겨냥한 슬로건이었다.

손학규 - 저녁이 있는 삶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저녁이 있는 삶’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자신의 민생경제론을 소개한 저서 제목도 <저녁이 있는 삶>으로 정했다. 정시퇴근을 통해 가족과 가지는 시간 및 자신의 여유 시간을 늘린다는 것이다. 

이 표현은 지난해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처음 등장. ‘장시간 짜내기 노동’이 아니라 ‘일하는 사람 각자의 창의력에 기반한 시장경제 모델’로 방향을 정했다. 그 모델의 대전제는 노동시간 단축이었다.

현재까지 반향이 가장 크다고 평가되는 슬로건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여유 있는 삶을 상징한다.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는 서민들에겐 다소 한가롭게 들리고 목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손 상임고문은 애민정신으로 민생을 강조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세종대왕상 앞에서 출마를 선언했다.

정세균 - 빚 없는 사회, 편안한 나라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민생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겠다는 다짐으로 전통시장을 골랐다. 정고문은 ‘빚 없는 사회, 편안한 나라’를 내세웠다. 캠프 관계자는 “앞으로 대한민국이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할 것이기에 개인 가계 국가의 부채 극복이 시대과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조경태 - 민생통합, 국민통합
민주통합당 조경태 의원이 야권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첫번째 선언을 했다. 조 의원은 지난 달 11일 출마선언문을 통해 “민생 제일주의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도시 빈민의 아들, 지역주의를 세번 넘어선 부산 사나이, 청년 조경태가 새로운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필생 염원이던 지역주의 타파의 돌파구를 내가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지역주의라는 이념과 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념 갈등이라는 낡은 시대를 걷어내고 국민을 살리는 민생의 길로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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