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60초 서비스´로 알바생을 국가대표 트레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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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60초 서비스´로 알바생을 국가대표 트레이닝?
  • 박지우 기자
  • 승인 2012.07.24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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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내 주문 음식 제공, “알바생 혹사시킨다” 지적에도 불구하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우 기자]

전국 맥도날드 매장에서 지난 16일부터 실시하고 있는 ‘도전 60초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만족을 끌어내기보다 오히려 눈총을 받고 있는 눈치다. 주문한 메뉴를 60초 안에 제공하도록 하는 사측의 이벤트로 아르바이트생들에게만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다.

▲ 한국맥도날드 ‘도전 60초 서비스’를 놓고 “아르바이트생들에게만 부담을 지운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한국맥도날드 지난 16일부터 빠른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도전 60초 서비스’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오후 12~1시, 오후 6~7시 주문 고객을 대상으로 60초 이내에 메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문 고객은 주문 후 60초짜리 모래시계를 거꾸로 세워놓고 기다리고, 만약 모래가 다 떨어지도록 음식이 나오지 않을 경우 맥도날드가 최근 출시한 ‘올림필 5대륙6메뉴’ 중 하나인 ‘아시아 쉑쉑 후라이즈’ 교환 쿠폰이 지급된다.

조주연 맥도날드 마케팅 전무는 “전국 맥도날드 크루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도전 60초 서비스 이벤트를 통해 맥도날드의 빠른 서비스를 알리는 한편, 곧 시작될 2012년 런던 올림픽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올림픽 공식 레스토랑인 맥도날드에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가장 바쁜 시간대에 아르바이트생들만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오히려 불편할 뿐,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벤트가 진행되는 시간대는 매장이 가장 바쁜 피크타임이다. 60초 안에 고객이 주문한 메뉴를 전달해 내기가 결코 쉽지가 않다. 아르바이트생들은 모든 메뉴를 60초 안에 전달해야 하는 압박을 느끼면서 1시간 동안 60명 이상의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생 A씨(26)는 “시급이 깎이거나 직접적인 불이익은 없지만 심리적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야 행사 초기지만 이벤트가 한 달 동안 지속되면 많이 지칠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노동계는 ‘홍보를 가장한 자본의 노동 강도 높이기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맥도날드가 ‘도전60초’이벤트를 한다네요. 모래시계 돌려가며 60초 내에 주문한 음식을 나오지 않으면 공짜 음식 준다는데 회사는 돈 벌고 소비자들은 좋겠지만 빨리 빨리에 시달려야 하는 알바는 무슨 죄”냐고 지적했다.

청년세대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은 “진정 올림픽을 기념하고 고객들과 함께 그 마음을 나누고 싶다면 정정당당한 올림픽 정신을 다시 한 번 기억하라. 그리고 최저임금 남짓한 시급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동조건을 생각하라”며 “60초라는 시간제한 동안 긴장하고 압박을 받으며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생각하고 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도 SNS를 통해 맥도날드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서커스 곰도 아니고 최저시급 주면서 이건 또 뭔 쉣스런 알바 인권착취?” “한국 맥도날드의 ‘도전 60초 서비스’ 좋다. 그럼 ‘도전 60개 아이디어’는 어떨까? 회사 임원들은 하루 60개의 아이디어를 내라고...” “정말 19세기 자본주의의 모순을 보는 것 같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고객차원 서비스 제공 VS 알바 동원 매출확대?

그러나 맥도날드 측은 이번 ‘도전 60초 서비스’ 이벤트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체계화된 장비와 시스템을 통해 평소에도 붐비는 시간에도 평균 1분, 즉 60초 안에 고객에게 메뉴를 서비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맥도날드 측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60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평소와 변함없다”고 설명하면서  “오히려 고객에게 신제품을 접할수 있게하는 이벤트”이며 “매출증가와는 별개”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패스트 푸드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메뉴 주문시간부터 음식을 받는시간이 평균 2분~2분 30초 정도 걸린다”며 “음식을 미리 준비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온도 유지나 위생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지난 17일 민주통합당 김광진 의원도 맥도날드를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논평에서 “흔히 이용하는 편의점 햄버거도 데워 먹으려면 포장을 뜯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시간이 1분 이상 소요된다”며 “그런데도 손으로 만든 햄버거를 60초 만에 제공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30분 배달 보증제’로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생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한국도미노피자는 지난해 2월 해당 서비스를 폐지했다. 한국도미노피자는 주문한 피자를 30분 안에 배달하기로 하고 30분이 경과할 경우 가격을 할인하거나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 제도로 배달 시간에 압박을 받은 피자 배달원들이 오토바이 난폭 운전을 하게 되고 그것이 교통사고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져 사회적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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