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잃어버린 투자자 신뢰…사업보고서 무더기 정정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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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잃어버린 투자자 신뢰…사업보고서 무더기 정정공시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05.12 1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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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등 혐의로 인해 총 8개 사업보고서 수정
구멍 뚫린 내부통제시스템 개선 절실…실적 개선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전 직원의 횡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풍제약이 지난 2일 무더기 정정공시를 냈다. 사진은 신풍제약 전경이다. ⓒ연합뉴스
전 직원의 횡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신풍제약이 지난 2일 무더기 정정공시를 냈다. 사진은 신풍제약 전경이다. ⓒ연합뉴스

신풍제약이 최근 무더기 정정공시를 냈다. 이는 전직 임원의 업무상 횡령과 배임 혐의 영향으로 재무제표 재작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10여 년에 걸쳐 진행된 횡령과 아울러 내부통제 부실 논란까지 재조명되면서 주가와 함께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도 바닥을 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2015년도 사업보고서를 시작으로 2022년도 사업보고서까지 총 8종의 정정공시를 제출했다. 이 같은 무더기 정정공시는 신풍제약 내부 횡령 사건 때문이다. 공시 내용을 종합하면 신풍제약은 장기간에 걸쳐 벌어진 횡령 사건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이번 정정공시를 통해 신풍제약의 사업보고서상 영업손익, 당기순손익, 자본합계 등이 대거 수정됐다.

업계 등에 따르면 2022년 12월 신풍제약 이사 노 모씨가 57억 6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또 다른 전직 임원 장 모씨가 지난 3월 34억 2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공시 상 횡령 혐의 총액은 90억 원이 넘는다. 이 가운데 노 모씨의 혐의는 신풍제약 자체 조사를 통해 모 업체와 공모해 횡령 규모(금액 57억 6000만 원)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위원회는 △당사 임원의 업무상 횡령, 배임 혐의 발생 △부정으로 인한 중요 왜곡표시의 수정사항 발생 △재무제표의 중요 왜곡 표시가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의해 발견 수정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노 모씨 등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원재료 납품가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횡령 과정에서 재무제표를 거짓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 매출원가를 약 19억 원 과대계상(영업이익 과소계상) 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향후 소송 결과에 따라 횡령금액의 변경 가능성도 존재하는 가운데 신풍제약 측은 추가 기소한 금액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확정될 경우 미수금이 총 114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써 미수금 회수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신풍제약은 판결 확정 시 해당 금액에 대해 재무제표상 전액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자체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신풍제약 정도의 기업이 수년간 횡령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은 기업을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통상 바이오산업 관련 기업의 주가에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여타 기업보다 더욱 크게 ‘선반영’ 되기 때문이다.

특히 신풍제약이 2021년 143억 원, 2022년 3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실적 개선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집중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신약 개발이 필수적인데 갖은 잡음으로 신약 개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한편, 12일 장 마감 기준 신풍제약의 주가는 앞서 무더기 정정 공시를 낸 지난 2일 대비 950원(5.2%) 하락한 1만 7220원을 기록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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