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독주 계속…로드샵 체질개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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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독주 계속…로드샵 체질개선 ‘불가피’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7.31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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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가맹 사업 ‘물품공급’으로 변화
로드샵 존폐 위기 속 CJ올리브영은 실적 상승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소비자들이 18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위치한 화장품 로드샵에서 화장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화장품 로드샵들이 브랜드 재정비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 트렌드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특정 브랜드만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들은 특수 상권을 제외하고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화장품 가맹 사업을 접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등 가맹 대리점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LG생활건강은 오프라인 가맹점 계약 구조를 기존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점주들에게 제안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구조를 변경한 가맹점은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화장품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LG생활건강 측은 “국내 화장품 시장의 구매 패턴이 온라인과 H&B 매장 중심의 편집숍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운영해온 단일 브랜드숍(로드숍)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며 “여러 경영주가 폐업을 결정하거나 사업 철수를 고민한다는 현장 목소리를 접하며 더는 변화의 시기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단일 브랜드 로드숍을 운영 중인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소비 트렌드에 맞춘 리브랜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이니스프리는 지난 3월 브랜드 슬로건과 로고 등에 변화를 준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를 공개했다. 브랜드 리뉴얼과 함께 기능성 상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에 힘을 쓰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온라인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엔 멀티 채널 전략 하에 CJ올리브영에도 입점했다. 에뛰드 역시 현재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다만 이니스프리의 경우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2% 감소한 675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해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 국내 사업 멀티 브랜드숍 채널 매출이 30% 이상 성장한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주요 로드숍 매장 수가 점차 줄고 있는 반면 올리브영은 실적이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CJ올리브영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늘고 있다. CJ올리브영 매출은 2020년 1조8739억 원, 2021년 2조1192억 원, 2022년 2조7809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02억 원, 1378억 원, 2714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CJ올리브영의 H&B 시장점유율은 71.3%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H&B 시장은 올리브영이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랄라블라, 롭스 등도 H&B 사업을 영위했지만 결국 철수해 현재 사실상 올리브영만 살아남은 상황이다. 화장품 브랜드들에게는 올리브영 입점이 곧 브랜드력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로드샵 브랜드 스킨푸드는 2018년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정도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지난 2020년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2022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당시 회사 측도 흑자전환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올리브영 등 판매 채널 강화를 꼽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멀티 브랜드숍과 온라인 시장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대리점을 운영하던 가맹점주와의 갈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과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온라인 채널에 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가맹점과 가격차가 발생하면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계약 구조 전환을 추진 중인 LG생활건강도 다양한 상생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계약 구조를 변경하는 점주에게는 인테리어 개선 비용, 9개월간 매장 임대료 50% 지원을 비롯해 향후 2년간 할인 행사 비용 지원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계약 구조 변경 없이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경영주들에게는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지원·보상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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