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박차”…화장품업계, 2분기 해외 매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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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박차”…화장품업계, 2분기 해외 매출 증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7.27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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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중 줄고 북미·유럽·중동 시장 매출 늘어
아모레·LG생건, 면세채널 매출 두 자릿수 하락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CI ⓒ사진 제공=각 사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2분기 해외 시장 매출을 끌어올렸다. 중국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북미, 중동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게 두드러졌다. 다만 면세 채널 침체로 인한 수익성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27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3년 2분기 1조308억 원의 매출과 11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올해 2분기는 해외 시장 전반에서 매출이 증가하며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북미와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의 경우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매출이 성장했으며, 고객 저변을 확대 중인 일본 시장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해외 사업은 북미, 유럽, 일본 시장의 고성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27.5% 증가한 372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시아 매출 상승 등으로 인해 영업 적자도 축소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라네즈의 선전에 힘입어 전체 20% 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북미와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2배 이상 매출이 증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이 105% 증가한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등 핵심 브랜드가 성장을 견인했다. 라네즈는 첫 버추얼 스토어 운영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했으며, 설화수의 경우 리브랜딩 캠페인을 강화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데일리 UV’와 ‘그린티 라인’의 판매 호조로 매출이 확대된 이니스프리도 성장에 기여했다. 

123% 매출이 증가한 EMEA 지역에서는 라네즈의 활약이 돋보였다. 영국 럭셔리 뷰티 멀티숍 ‘SPACE NK’ 입점을 비롯해 중동 세포라 진출 등 활발한 움직임으로 성장세를 주도했다. 이밖에 일본에서도 리테일 채널 확대,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개최 등 고객 저변을 확대하며 30% 이상 매출을 끌어올렸다.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1조8077억 원, 영업이익은 27.1% 감소한 1578억 원을 기록했다. HDB(Home Care & Daily Beauty), 음료(Refreshment)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성장했으나 화장품(Beauty) 매출이 약 8% 감소하며 전사 매출이 역성장했으며, 원가와 고정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력 구조 효율화와 북미 사업 구조조정 관련 비경상 비용 반영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 해외 매출은 52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전사 매출 내 해외 비중은 29%를 차지했다. 주요 지역별 매출 비중은 중국 10%, 북미 9%, 일본 5%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중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3.4% 줄어든 데 비해 북미 지역이 20.9% 늘어난 점이 주목된다. 

이처럼 업계가 북미와 일본 등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면세 채널 침체와 중국 로컬 실적 등은 여전히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매출 감소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11.6% 하락한 55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국내 영업이익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백화점과 멀티브랜드숍 채널은 성장세가 이어졌으나 면세 채널이 두 자릿수 매출 하락하며 부진했다.

주요 상품군인 럭셔리·프리미엄 제품도 매출이 줄었다. 우선 럭셔리 상품군(설화수·헤라 등)은 2분기 301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프리미엄 상품군(라네즈·아이오페·한율 등)의 2분기 매출 역시 24% 줄어든 1176억 원으로 나타났다. 제품 포트폴리오 재정비 영향 등으로 인해 면세와 글로벌 이커머스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의 뷰티 사업도 국내 내수 채널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 회복 지연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LG생활건강 2분기 뷰티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7805억 원, 영업이익은 24.9% 감소한 700억 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H&B 등 순수 국내 내수 채널 매출은 증가했지만 높은 기저 부담으로 면세 매출이 두 자릿수 감소했으며 중국 매출은 한 자릿수 역신장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해외 부문 실적에 따라 이들 기업의 턴어라운드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면세 채널은 보따리상 수요가 줄면서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다”며 “향후 해외 채널 다양화와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을 두고 “화장품 실적 개선이 더딘 가운데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후’ 브랜드의 변화가 절실해 보인다”며 “최근 한국 브랜드사들이 중국에서 성장이 부재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중국 외 아세안이나 북미 시장으로의 접점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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