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 끝?…패션업계, 2분기 수익성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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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비 끝?…패션업계, 2분기 수익성 악화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08.10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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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패션기업, 역기저·내수 부진에 영업이익 줄어
F&F·안다르는 성장세…해외·틈새시장 공략 효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사진 2. 시프트 G,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스토어
삼성물산 패션부문 시프트 G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 제공=삼성물산 패션

패션업계가 올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지난해 엔데믹 전환으로 호황을 누린 데 따른 역기저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패션기업들은 2분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줄거나 증가세가 더뎠다.

한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78.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4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5% 줄었다. 한섬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한 의류 소비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에는 신규 브랜드 출범과 영업망 확장 등에 따른 투자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한섬은 최근 공격적인 해외 브랜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베로니카 비어드’, 스웨덴 패션 브랜드 ‘토템’ 등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었고, 올해는 캐나다 럭셔리 아우터 브랜드 ‘무스너클’,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아스페시’와 독점 계약하고 신규 매장을 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570억 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매출은 5240억 원으로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코오롱FnC도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300억 원으로 6.5% 늘었다. 아웃도어 브랜드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브랜드 리뉴얼, 신규 브랜드 론칭 준비, ESG 투자 등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는 통상 패션업계 비수기로 꼽힌다”며 “지난해와 달리 엔데믹 수요가 해외여행 쪽으로 쏠렸고 물가 상승 등 영향으로 패션 시장에서 지갑이 닫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한 곳도 있다. 우선 F&F는 침체된 국내 대신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F&F는 중국 시장 성장에 힘입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F&F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101억 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한 4055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물가·고금리 등 영향으로 2분기 국내 소비경기는 침체됐지만, 중국 시장에서 MLB 등 F&F 대표 브랜드 성장이 지속되면서 전사 실적을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애슬레저 룩(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운동복) 브랜드 안다르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인 616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4% 성장한 수치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함께 잡았다. 안다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70억 원을 기록했다.

안다르는 이번 호실적 배경으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카테고리 확장 노력을 꼽았다. 특히 기존 브랜드들이 여성 제품에만 매몰된 것과 달리 골프와 프리미엄 짐웨어 등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으로 남성 소비자 수요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분기 안다르 맨즈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약 2배가량 성장한 184억 원 매출을 올렸다. 

안다르 관계자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애슬레저 문화에 공감할 수 있도록 제품 기획 단계부터 신경 쓴 것이 실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는 애슬레저 리딩 기업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K-애슬레저 문화를 해외에 전파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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