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티나지 않는 ‘부’…패션업계, 화려함 대신 고급 소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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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티나지 않는 ‘부’…패션업계, 화려함 대신 고급 소재 ‘집중’
  • 정재은 기자
  • 승인 2023.09.08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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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가 FW 신상품, 화려함 벗고 ‘올드머니룩’ 입어
보복소비 피로감에 불황까지…오래 사용·신중 소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재은 기자]

던스트는 올드머니룩 트렌드의 영향을 받아 ‘The Timeless Icon’을 주제로 공식 앰버서더인 블랙핑크 지수와 함께 가을 컬렉션 화보를 공개했다. ⓒ사진제공=LF

미니멀한 디자인이 바탕인 ‘올드머니룩’의 열풍으로 패션업계가 바빠졌다. SNS를 따라 미국 및 유럽에서 시작된 올드머니룩 트렌드가 국내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서다. 당장 선보여지는 FW신상 제품들부터가 올드머니룩 패션을 적극 반영,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올드머니'에 빠진 패션업계, 핵심은 고급 소재


8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들은 올드머니룩을 겨냥한 신상품 출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드머니룩은 상류층 패션을 가리킨다. 대대로 자산을 상속받아 전통적인 상류층을 의미하는 ‘올드머니’에서 파생됐다. 로고를 과시하는 것보다 고급 소재, 높은 품질에 중점을 둔다.

이에 패션가에서도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는 올드머니룩 트렌드를 적극 따르고 있다. 실제로 클래식 디자인에 실크와 캐시미어, 고급 리넨 등 프리미엄 소재를 적용한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삼성물산 패션은 본질에 집중한 미니멀리즘 정신을 토대로 고급스러운 소재를 활용해 우아한 무드를 끌어올렸다. 대표 브랜드로는 ‘르메르’와 ‘띠어리’가 있다.

르메르는 절제되고 은은한 디자인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소재로 완성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대표 상품인 로브 코트는 클래식 감성, 미니멀한 디자인, 유니크한 색감을 돋보인다. 띠어리는 캐시미어, 울, 크레이프 등 고급소재와 기초 색조에 집중해 소재의 본질과 감각적인 디자인에 집중했다. 울과 캐시미어 소재의 재킷, 팬츠 등에 주력한 것이 특징이다.

LF 역시 고급 소재를 적극 사용함으로써, 올드머니룩 유행에 편승했다. 산하 브랜드인 ‘스탠다이얼’은 최근 올드머니룩 열풍과 부합하는 클래식 아이템인 트위드 재킷을 전면에 내세웠다. ‘던스트’는 이번 시즌 주제를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아이콘’로 정하고 캐시미어와 울 소재를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을 강조했다. 쓰리 버튼 캐시미어 코트, 프리미엄 울 소재의 트위드 재킷 등을 주력으로 한다.

 

명품과시에 지친 소비자, ‘올드머니룩에 주목


패션업계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과시형 보복소비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진정한 럭셔리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려한 Y2K 패션에 지친 소비자들이 고급스러움에 주목해 올드머니룩이 유행한다”며 “고급스러운 스타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심화되는 경제 위기도 ‘올드머니룩’ 유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패션가에선 고객들이 적게 소유하는 대신, 가치 있는 아이템을 오랫동안 사용하거나 지속가능한 제품을 구입하려는 양상이 두드러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과잉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의식 있고 신중한’ 소비 패턴이 부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트렌디하고 화려한 스타일보다 단순하고 절제된 스타일의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며 “노골적인 로고와 사치스러운 장식대신 리넨이나 캐시미어, 실크 등 고급스러운 소재로 보이지 않는 럭셔리를 더욱 선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화려한 패턴이나 컬러보다는 블랙, 화이트, 베이지 등 뉴트럴한 컬러로 세련된 스타일에도 중점을 둔다는 부연이다.

올드머니룩 열풍엔 SNS의 영향력도 한 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드머니룩이 SNS를 통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단기간 내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올드머니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 수는 약 100만 개에 달하는 상황이다.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어트렌드 지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올드머니룩’ 관련 관심 지표는 올 5월 초부터 급격히 증가해 8월 정점을 찍고 있다. 5월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별 0에 가까웠던 수치는 8월 들어 90~100(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드머니룩에 대한 높아진 관심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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