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는 커졌는데 실속이 없다’…카카오페이 “흑자 전환, 서두르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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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는 커졌는데 실속이 없다’…카카오페이 “흑자 전환, 서두르지 않겠다”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2.07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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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면세·카페·항공 등 거래 건수↑…온·오프라인 가맹점 100만 개 확보
마이데이터 사업비용 등 4분기 적용…지난 2022년 대비 적자 폭 24% 커져
신원근 대표 “삼성페이와 협력…일상에서 카카오페이 100% 활용 가능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지난해 카카오페이가 결제처 확보와 매출 확대로 인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이 발목을 잡는다. 사진은 카카오페이 로고. ⓒ사진제공 = 카카오페이
지난해 카카오페이가 결제처 확보와 매출 확대로 인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익성이 발목을 잡는다. 사진은 카카오페이 로고. ⓒ사진제공 = 카카오페이

수익성이 여전히 ‘빨간불’이다. 카카오페이가 양적 성장을 통해 ‘플랫폼 경쟁력’을 일부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질적 성장에서 받쳐주지 못 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필요한 투자를 이어가면서 적절한 시기에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56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보다 적자 폭이 24.3% 커졌다. 지난 2022년 270억 원으로, 사상 첫 흑자를 냈던 순이익도 지난해 67억 원의 순손실로 고꾸라지며, 1년 새 적자 전환됐다.

수익성 악화의 중심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에 따른 비용과 인건비 등이 지난해 4분기에 인식됐기 때문이다. 이 외 결제 매출 증가에 따른 카드사 수수료가 증가한 탓도 컸다. 4분기 지급수수료는 864억 원으로, 지난해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그 결과 작년 4분기에만 전체 영업손실의 1/3 이상인 215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수익 면에선 초라하지만, 덩치는 꽤 커졌다. 2023년 카카오페이 매출은 6154억 원으로, 한 해 전 5217억 원보다 18% 증가했다.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140조9000억 원이다.

앞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지난해 약속했던 투자, 대출, 보험 등 전 영역에서의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선택과 집중 선점 전략’을 통해 주요 사업인 결제 서비스에서 면세 등 카테고리별 결제처 확장에 성공했고, 이는 곧 거래 증가로 이어졌다.

카카오페이 측은 “항공과 면세 분야 결제처를 확대했으며, 일상 거래가 활발한 편의점과 카페, 프렌차이즈 가맹 등의 키오스크를 확보해 범용성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면세 업종 가맹점에서의 카카오페이 거래 건수는 전년 대비 367% 늘며, 카테고리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이어 카페가 120%, 항공이 60%, 편의점이 39% 각각 상승한 거래 건수를 나타냈다. 거래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이용자 수 자체가 늘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향후 수익의 근간이 되는 수치이기도 한 월간 활성사용자 수(MAU)는 241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유저당 거래 건수 105건, 온·오프라인 가맹점 수 100만 개를 확보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 18% 늘어난 수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페이는 주 사업인 온·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에서 존재감을 계속 키워가며 매출 규모를 한층 더 키울 방침이다.

신 대표는 지난 6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모든 오프라인 결제는 카카오페이 하나로 가능하게끔 할 것”이라며 “올 4월 카카오페이 서비스가 삼성페이를 품게 될 것이다. 이에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일상생활에서 거의 100% 결제가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페이와의 전략적 협력과 관련해 백승준 카카오페이 사업총괄은 “바코드·QR결제·MST삼성페이·NFC 등 모든 오프라인 결제 수단을 연계할 계획”이라며 “‘모든 오프라인 결제는 카카오페이 하나로’라는 지향점을 더욱 선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삼성페이 전국 가맹점 수가 300만 개에 달할 것이라는 점에서 카카오페이와 삼성페이가 연동될 경우 큰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기존 결제처(온·오프라인 100만 개)에서 약 200만 개의 결제처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수익성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흑자 전환을 추구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성호 카카오페이 재무총괄리더는 “빠른 흑자 전환을 추구하기보다는 오는 2025년을 비롯해 시기를 봐가면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보험 쪽에서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1월부터 보험 비교추천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며 “현재 자동차보험 비교서비스를 비롯해 펫보험, 실손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사용자가 직접 비교해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상태”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부터 카카오페이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윤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카카오페이 수익성 부진은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 비용이 4분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올해부터 수익성을 끌어올려 나갈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25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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