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도 질타에 ‘머쓱’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책임경영’ 증명할까 [CEO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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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매도 질타에 ‘머쓱’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책임경영’ 증명할까 [CEO 오늘]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3.11.14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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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서 몸담은 기간만 5년…임기만료전 유의미한성과 낼까
매각설 나돌던 카카오페이손보 품기로…올 하반기 신규상품 기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시사오늘 권희정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시사오늘 권희정

신원근 대표 체제 하의 카카오페이가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주가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주사인 카카오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까지 각종 논란에 봉착했다.

2018년 기준 카카오페이의 매출액 절반 이상이 카카오로부터 발생했다는 사실은 카카오의 위기가 곧 카카오페이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대변한다. 매출처 다각화 등 실적 개선에 온전히 집중해도 모자랄 시기에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카카오페이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신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겁게 됐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매출처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는 등 조금씩 카카오에 대한 매출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지난 2022년 기준 3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취임 전부터 주식매도 논란…신뢰회복과 책임경영 약속


1977년생인 신 대표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삼성전자 무전사업부 전략마케팅실에 입사했다. 이후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에서 부파트너를 지내다 2018년 전략총괄 CSO를 맡으며 카카오페이에 합류했다. 이곳에서 비즈니스 성장 전략 구축 업무를 담당하며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 2022년 3월 28일, 카카오페이 수장 자리에 오른다.

다만, 공식 취임을 앞두고 구설에 오른 건 뼈아프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12월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3만주를 처분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대표 자리에 앉기도 전에 스스로가 카카오페이의 고점을 인정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신 대표는 취임 전 ‘최저임금 수령’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선임을 불과 나흘 앞둔 시점에서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20만 원을 찍기 전까지는 각종 인센티브를 받지 않고 오직 최저임금만 수령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신 대표의 이 같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페이 주가는 현재 4만 원대를 밑돌고 있다.

투자자들을 위한 약속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신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신뢰 회복’과 ‘책임경영’을 약속했다. 그는 “(스톡옵션 행사 관련) 장외 블록딜 매매를 하면 주주 가치를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기를 떠나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책임경영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테크핀 기업으로 공고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취임 3개월 뒤인 지난 2022년 6월 자사주 1만5000주(약 11억 원)를 장내 매입함과 동시에 대표 취임 전 주식 매도로 발생한 차익 전액을 회사 주식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2년간의 임기 동안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신 대표의 책임경영은 이어졌다. 주식 매도 사건 발생 약 1년 뒤 카카오페이는 총 33조로 구성된 자체 윤리강령을 시행했다. 윤리강령 제2장 제1절 제8조는 ‘회사와 크루는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투명한 경영활동을 통해 주주와 기타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신 대표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ESG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대표 취임 약 두 달 뒤인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ESG 추진위원회를 신설,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단순 ESG 경영 체계를 넘어 카카오페이만의 특색을 살린 활동을 전개, 사회 및 소외계층을 위한 활동을 지속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ESG위원회를 통해 ESG를 비즈니스 전반에 녹여내는 데 집중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22년 9월 10억 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한 데 이어 8개월간 서울지역 자활기업 35곳을 대상으로 운영비와 오프라인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인당 500만 원의 자립지원금을 6개월에 걸쳐 지급하기도 했다.

 

매출처 늘려가고 있는 카카오페이…자회사 성장은 아직


카카오페이와 신 대표의 목표는 3년 내 연간 거래건수 100억 건 달성과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토대로 한 금융비서 AI를 선보이는 것이다. 압도적인 데이터량과 AI 기술을 바탕으로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우뚝 서겠다는 얘기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 홈 화면 개편 등 개인 맞춤화 작업을 완료하기도 했다.

해외결제 거래 서비스 강화에 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현재 신 대표 지휘 아래 카카오페이는 올 3분기 기준 수천만 곳을 카카오페이 해외가맹점으로 확보한 상태다. 나아가 한국을 방문하는 연간 1300만 관광객의 결제 활동 가운데 60%를 처리하겠다는 목표로 아시아 9개국의 간편결제 서비스들과 연동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국내 가맹점 수는 95만 개다.

카카오페이는 신 대표 체제 하에 매출 기여 거래액(TPV)과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왔지만 실적 부진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TPV 부문에서 분기 최초로 10조 원 돌파라는 새 기록을 썼음에도 지난 2022년 상반기 136억 원이던 영업손실은 올 상반기 256억 원으로 늘었다. 올 3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1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이 추가됐다.

자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리는 일도 시급하다. 카카오페이 실적 부진의 중심에 자회사가 있는 만큼 신 대표는 자회사의 매출과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022년 4월에서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출시, 뒤늦게 주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주식 수수료 인하, 미국 ETF 거래 수수료 무료, 첫 거래 보상금 지급 등 각종 이벤트를 통해 고객 확보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하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카카오페이의 대표적인 아픈 손가락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2022년 6월 설립돼 소액단기보험 판매를 개시했다.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각종 위험을 보장하는 저렴한 보험을 통해 가입자들을 끌어모을 계획이었지만 짧은 가입기간, 저렴한 보험료 등 낮은 수익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 하고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올 상반기 카카오페이손보의 매출액은 6억8000만 원 수준이다.

삼성화재 등 대형 보험사들이 소액단기보험 판매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 설립 1년만에 대 위기를 맞으며 카카오페이손보는 매각설까지 나돌았다.

이에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손보 매각설을 일축했다. 그는 올 5월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페이손보를 매각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카카오페이 외부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과 외부 투자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지분 또는 경영권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신 대표의 이 같은 의지는 최근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손보의 지분을 100% 확보하면서 어느 정도 증명됐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손보는 본격적으로 보험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현재 해외여행보험을 비롯해 온라인 금융범죄에 대비하는 금융안심보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카오페이손보는 올 하반기 사용자 스스로가 설계하는 보험, 돌려받는 보험 등 차별화된 보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는 주요 소비 카테고리별 핵심 사업자와의 제휴, 협력을 통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등 유저의 생활 저변에 더 가까이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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