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배테랑’ 홍현성 현엔CEO…실적 상승세로 IPO까지 내닫을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플랜트 배테랑’ 홍현성 현엔CEO…실적 상승세로 IPO까지 내닫을까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2.1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차 앞둔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플랜트 EPC 경쟁력 강화…국내·외 수주 이어가
매출 해외서 50%넘게 창출…건설업 부진속 영업익 50%↑
“‘가치 제공’ 건설사 패러다임 전환”…에너지 분야 비전 포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부진속에서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플랜트와 인프라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의 비중을 키우고 국내와 해외 매출이 절반씩 차지하는 사업구조로 주택경기 침체를 비껴가는 모양새다. 2년 가까이 수장을 맡은 홍현성 대표이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보폭을 에너지사업으로 넓히겠다는 방향을 제시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홍 대표이사, 플랜트 설계·조달·시공 성과 쌓아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현대엔지니어링

2022년 3월 임기를 시작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는 플랜트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2019년과 2021년 플랜트 수행사업부장과 사업본부장으로 임명돼 플랜트 사업을 총괄했다. 2016~2017년에는 쿠웨이트 LNG 수입 터미널(KLNG) 사업의 컨소시엄 총괄을 맡았으며 오만 무산담 가스플랜트(MGP), 베트남 폴리에스터 생산공장 PVTEX, 베트남 듕꿧(Dung Quat) 석유화학공장 등에서 현장소장을 지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인프라 분야의 EPC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1974년 창사 이후 발전설비 설계 중심으로 성장한뒤 플랜트 시공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건축사업과 함께 주요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홍 대표 체제에서 플랜트 수주 성과는 국내외에서 빛을 발했다. 국내에서는 현대건설과 롯데건설, DL이앤씨와 함께 참여하는 포항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프로젝트 패키지 셋 가운데 패키지 1과 2에 참여한다. 패키지1은 현대건설, DL이앤씨와 스팀 크래커 및 TC2C 설비를 건설한다. 패키지2는 롯데건설과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생산설비 및 자동화 창고 등을 설치한다.

해외 플랜트 부문은 특히 중동에서 수주 실적이 두드러졌다.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아미랄 석유화학 프로젝트 1·4단계(현대건설 공동) 등이 있다.

 

원자력 신기술 새 먹거리…모듈러·리모델링 실적 쌓는 중


원자력발전 분야도 주력분야중 하나다. 2022년 6월 캐나다 초크리버 초소형원자로(MMR) 실증 프로젝트의 상세설계를, 8월에는 구매계약을 따냈다. 이 사업은 미국의 USNC사가 개발한 4세대 초고온가스 MMR 기술을 실제로 건설해 검증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전 시공을 넘어 원자력 신기술 분야에서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기술력을 쌓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원전 전력설비의 안전성·신뢰성을 검증하는 KEPIC(전력산업기술기준)을 획득했다. 이에따라 △원자력 기계 설치 △제조·재료업체 △구조시공 △전기·계측제어 관련 설치 △공조기기 설치 등의 수행이 가능하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2022년에는 미국 기계학회(ASME)의 원자력 인증을 ‘원자력부문 설치 및 공장 조립(NA)’, ‘부품 및 배관 하위 조립품 등 제작(NPT)’, ‘지지물 제작(NS)’ 등의 부문에서 획득했다.

플랜트사업이 회사의 모태이지만 건축 및 주택사업에서도 실적이 나오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건축부문 신사업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6월 경기도 용인에 13층 규모 모듈러 주택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을 완공하며 첫 준공 실적을 쌓았다. 2012년 모듈러 사업에 진출한 이후 사측은 2015년 모듈러 접합 특허를 획득하고 2019년 모듈러 관련 국책사업에 참여했다.

‘힐스테이트’ 아파트 브랜드를 이용해 주택사업을 벌여온 현대엔지니어링은 리모델링 정비사업에서도 새 먹거리를 찾고 있다. 2022년 9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 삼성1차아파트로 단독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첫 수주한 이후 지난해 5월 경기도 안양시 평촌 초원2단지 대림아파트의 리모델링도 수주했다.

 

건설업 부진속 매출·영업익↑…“에너지·서비스 무형가치 창출할 것”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내면서 향후 사업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건설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3조6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48% 늘었다. 

지난해 1~3분기 기준으로는 9조165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동기대비 4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0% 오른 17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했다. 해외 플랜트·인프라가 27%만큼인 2조4682억원을, 해외 건축·주택부문이 23%인 2조1200억원을 창출하는 등 매출의 52.4%가 해외에서 나왔다. 또 한국내 건축사업이 전체 매출의 36%인 3조3321억원을 냈다.

다만 지난해 중동과 포항에서 대형 플랜트 일감을 수주했지만 전체 수주 실적이 전년대비 22.5% 감소한 11조8180억원으로 나타난 점은 한계다.

지난 6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을 건축물과 시설뿐만 아니라 무형의 가치인 에너지와 서비스까지 포괄하겠다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홍 대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종 목적지는 종합건설사를 초월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며 “우리의 경영 패러다임을 건물이나 시설 등을 공급하는 ‘목적물 전달’에서 경제·인류·자연 등 우리 삶 전반에 가치를 전하는 ‘가치 제공’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 에너지화(P2E), 소형모듈원전(SMR, MMR), 수소, 해상풍력, 태양광 등 차세대 에너지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적이 견조한 만큼 IPO에 재도전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홍 대표 임명 전인 지난 2021년 12월 IPO를 위해 일반공모를 받았다가 이듬해 1월 말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상장 일반공모)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주식매수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은 아직까지 관련 발표를 내놓지 않아 IPO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IPO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해주고 회사의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되는 만큼 기업공개 카드를 아예 내려놓지는 않을 전망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