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해 넘긴’ 임원 인사…이재현 회장, 장고 끝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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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해 넘긴’ 임원 인사…이재현 회장, 장고 끝 선택은?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4.02.1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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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하반기 진행 인사, 해 넘기며 2월까지 밀려 업계 해석 분분
대대적 인적 쇄신 예상 깨고 소폭 변화…신규 임원 승진도 최소화
경영 성과 평가 고심…CJ올리브영 과징금 리스크도 영향 미친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강신호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왼쪽)와 신영수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 ⓒ CJ

CJ그룹이 해를 넘긴 끝에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전반적으로 큰 폭의 변화보다는 안정 속에서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선의 필수적인 쇄신만을 택한 모습이다.

 

제일제당 대표에 강신호 대한통운 대표 내정


CJ는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임원(경영리더) 총 19명을 승진시키는 내용의 2024 정기 임원 인사를 16일 단행했다.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에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강 대표는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로 자리를 옮긴 지 3년여 만에 CJ제일제당으로 복귀하게 됐다.

강 대표는 1988년 그룹 공채로 입사해 CJ그룹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 등을 거쳤다. 2021년 CJ대한통운 대표를 역임하기 전까지는 CJ제일제당 대표를 지냈다. 강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CJ그룹에서 공채 출신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처음이다.

CJ대한통운 신임 대표이사에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취임한다. 신 대표는 신규 브랜드 ‘오네’(O-NE)를 론칭하는 등 택배·이커머스 부문에서 미래형 사업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신임 경영리더에는 19명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에서 각각 6명, 4명이 나왔다. 지난달 이재현 CJ 회장은 직접 CJ대한통운과 CJ올리브영 현장을 방문해 성과를 격려하면서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젊은 인재도 리더로 과감하게 발탁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신임 경영리더에 1980년대생 6명과 1990년생 1명이 포함됐다. 나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성과만 있다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CJ그룹의 철학이 반영됐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 실장(경영리더)은 이번 승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반기 진행되던 인사, 해 넘기며 2월까지 밀려


CJ는 이번에 해를 넘겨 인사를 발표했다. 통상적으로는 11~12월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빠른 10월에 인사를 단행했다. 더욱이 최근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사를 대체로 당기는 분위기 속에서 CJ의 늦어진 인사시기를 두고 업계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우선 인사가 장고를 거듭한 데는 최근 경영 성과를 놓고 이 회장의 고심이 깊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7조8904억 원과 영업이익 8195억 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 대비 4.7%, 35.4% 하락했다. 지주사 CJ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391억 원으로 전년보다 5.3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손경식 CJ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며 그룹 전반이 위기를 맞았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CJ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소폭의 변화에 그쳤고, 신규 임원 승진도 최소화됐다. 큰 폭의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기반 속 반등을 꾀하겠다는 선택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회장은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CJ제일제당을 이끌 구원투수로 강 대표를 낙점하면서 확실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강 대표는 지난 2021년 정기인사에서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이후 주요 사업부문의 구조를 혁신하고 조직문화를 체질부터 개선해 2023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4802억 원(연결 기준)을 달성하는 등 재임 기간 중 대한통운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이 밖에 인사가 미뤄진 데는 CJ올리브영의 과징금 리스크도 일부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하반기 CJ올리브영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12월에서야 공정위가 최종 심의를 거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8억96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일단락됐다. 한때 최대 580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CJ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이번 인사에 관해 CJ 관계자는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기본 원칙 아래 철저히 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인사”라며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을 고려해 2020년(19명) 이후 최소 폭의 임원 승진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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