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는 은행들…女은행장 트로이카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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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 깨는 은행들…女은행장 트로이카시대 개막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2.2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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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순 씨티은행장·강신숙 수협은행장·이은미 토뱅 내정자
유명순, ‘내가먼저’ 솔선수범 리더십…기업금융전문가 정평
강신숙, 고졸 출신 영업통…현장중심 대면소통 리더십 앞장
이은미, 엘리트코스 해외유학파 출신…내달 28일 정식취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유명순 씨티은행장, 강신숙 수협은행장,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내정자(사진 왼쪽부터). ⓒ각사 제공

국내 현직 여성 은행장이 총 3명으로 늘게 됐다. 오는 3월말 토스뱅크 대표이사로 이은미 전 DGD대구은행 CFO(최고재무책임자, 경영기획본부장)가 취임하면서다.

현재 여성 은행장은 이 내정자를 제외하면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강신숙 Sh수협은행장 등 2명이다. 역대 여성 은행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까지 4명에 불과하다.

여성 은행장 배출은 그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전 은행장이 임명된 건 2013년 12월로 고작 10여년전이다. 민간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여성 은행장의 첫 등장 시기는 더 미뤄진다. 민간은행 최초의 여성은행장은 2020년 10월 취임한 유명순 씨티은행장으로, 외국계 은행에서 먼저 나왔다. 이어 강신숙 수협은행장이 2022년 11월 취임하면서 국내 민간은행에서도 여성 행장이 배출됐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내정자까지 정식 취임하면 국내 여성행장이 총 3명으로 늘어나 역대 최다 취임 기록을 세우게 된다.

특히 이 내정자 취임 후에도 유명순 행장의 임기가 2026년 10월, 강신숙 행장 임기는 2024년 11월로 7개월 이상 남아있어 이 기간 여성 행장 트로이카(삼두마차) 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이들 행장은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특기 분야와 각각의 리더십 형태는 상당히 다르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국내 민간은행 첫 여성행장인 유명순 은행장의 경우 기업금융가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유 행장은 재임기간 씨티은행의 한국 소매금융 철수라는 고난도 과제를 수행하면서 지난해말 연임을 확정지은 바 있다. 유 행장의 리더십은 ‘내가 먼저’, 즉 솔선수범이다. 유 행장은 취임 당시부터 타 은행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는데 임직원들에게도 도전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내가 먼저, 우리가 함께’라는 리더십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신숙 행장은 영업통으로 꼽힌다. 강 행장은 고졸 출신으로 1979년 수협 입행 이후 행원과 지점장, 센터장, 광역본부장 등 현장 일선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현장중심 행보는 수협은행장 취임 이후에도 전국 영업현장 순회 방문 간담회 등을 통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일선현장에서 행장과의 직접적인 대면 소통으로 이어졌다. 금융권에서는 이같은 강 행장의 리더십을 ‘현장과 소통’으로 정의내리기도 한다.

토스뱅크 대표 취임을 앞둔 이은미 내정자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재무전문가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런던비즈니스 스쿨, 홍콩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은 이 내정자는 국내외 금융권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CFO, HSBC 서울지점 CFO, HSBC 홍콩지역본부 아태지역총괄 CFO에 이어 대구은행에서도 CFO를 역임한 바 있다. 주로 해외에서 쌓은 경험과 글로벌 리더십이 토스뱅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은행권 고질적 문제인 유리천장이 완전히 해소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까지 여성행장을 배출한 은행들의 면면을 보면 국책은행, 외국계은행, 특수은행,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국내 은행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독과점 폐해를 지적할 정도로 은행산업을 점유하고 있는 주요 시중은행에서는 정작 아직까지 여성행장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금융그룹 차원에서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여성 임원 진출이 기대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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