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진하는 조국혁신당…선거에 미칠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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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하는 조국혁신당…선거에 미칠 파장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4.03.2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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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윤비명 잡아놔 야권에 유리 vs 중도층 거부감 유발해 여권에 유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부산 진구 서면 거리에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부산 진구 서면 거리에서 연설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돌풍이 심상찮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전략이 통하는 분위기다. <에너지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14~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비례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조국혁신당은 26.8%를 얻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31.1%)에 이은 2위였다.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18.0%)보다는 앞섰다.

이 같은 결과에 정치권은 손익계산으로 분주하다. 특히 국민의힘 속내가 복잡하다. 같은 기관이 11~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포인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9.5%였다. 부정평가는 58.4%에 달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37.9%였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수 결집’만으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승패를 가를 변수는 따로 있다. 앞선 여론조사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보는 응답자는 58.4%였다. 이들 중 40%가량은 민주당 표다. 나머지 18% 정도는 윤 대통령도 민주당도 탐탁찮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움직임에 선거 승패가 갈린다.

여당은 18%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방법은 두 가지다. 마음을 돌려놓는 방법이 있다. 중도층에 어필할 정책을 내놓는 능동적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이들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길 기대하는 수동적 방안이다. 민주당 성향을 갖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지만, 이재명 대표도 마뜩찮아 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면 국민의힘에게 플러스가 된다.

실제로 조국혁신당 창당 이전 야권에선 이런 분위기가 감지됐다. 당시 민주당은 ‘공천 파동’으로 홍역을 치렀다. 비명(非明·비이재명)계 일부 의원들이 탈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런 갈등을 겪으면서 정당지지율은 하락했다. 반윤(反尹·반윤석열)·비명 유권자들이 무당층으로 이탈한 모양새였다.

하지만 조국혁신당 등장으로 이야기가 달라졌다. 조국 대표는 대표적 친문(親文·친문재인) 인사다. 무당층으로 이탈했던 비명계 지지자들을 품을 수 있는 그릇이다. ‘반윤·비명’ 성향 유권자들이 고를 선택지가 생겼다는 뜻이다. 만약 이들이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 투표장으로 나간다면 변수가 생긴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은 애초에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지역구 투표에서는 민주당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조국혁신당이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율 상승을 견인함으로써 민주당 지역구 후보들도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나경원 서울 동작을 후보도 11일 YTN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약진하는 것이 저희에게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 실망한 분들이 조국혁신당으로 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야권이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민주당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이 흐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원래대로였다면 이번 선거는 윤 대통령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보는 39.5%와 부정평가를 내린 58.4%가 맞서는 그림이어야 했다. 야권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으로 인해 구도가 바뀌었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다. 자칫 ‘윤석열 대 문재인’ 구도가 되살아날 수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정부는 ‘심판’을 당했다. 조 대표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런 조 대표가 총선의 전면에 나서는 건 민주당에게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당초 민주당이 조 대표와 거리를 두려 했던 이유기도 하다.

조국혁신당이 중도층의 거부감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조 대표는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자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약진하는 것을 중도층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리 없다는 관측이다.

정세운 정치평론가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선거는 결국 누가 중도층 마음을 얻느냐의 싸움이다. 그런데 2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조국 대표가 전면에 나서는 모습을 중도층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 같지는 않다. 조국혁신당으로 가는 표가 결국 민주당 표라는 걸 감안하면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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