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잘하면 철수 없을 것”…1세대 여성 리더,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듣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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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잘하면 철수 없을 것”…1세대 여성 리더, 구원투수 될 수 있을까 [듣고보니]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4.01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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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실 스텔란티스 코리아 신임 사장, “판매 확대로 능력 입증하겠다”
구조조정·철수 계획 전무…지프 랭글러·푸조 408 ‘스타 모델’ 육성
가격 일관화 정책으로 고객 신뢰 회복…“美 브랜드 같이 힘냈으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최근 DS 브랜드가 한국 시장 철수에 나선데 이어,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포드코리아에까지 철수설이 옮겨붙고 있다. 포드의 철수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 정설이지만, 수입차 시장 분위기가 갈수록 흉흉해지고 있음에 이견을 달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어려움 속 도전과 기회는 공존한다며 당찬 포부를 전하는 이도 있다.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신임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나만 잘 한다면 철수는 없을 것"이라며 웃어보인 방 사장은 이내 "능력있는 내부 직원들을 믿고 합심해 더 뾰족한 전략을 세워 빠르게 움직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방실 사장은 정말 스텔란티스코리아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방실 신임 사장, 구조조정 대신 판매 확대로 능력 입증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이 경영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지프·푸조 브랜드 운영) 사장은 지난 3월 29일 성북구 정릉동 르한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석상에 처음 나섰다. 방 사장은 수입차 업계를 대표하는 1세대 여성 리더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그의 부임 소식은 그간 부진에 시달렸던 지프·푸조 브랜드에 한 줄기 빛으로 부각되기 충분했다. 

방 사장의 이야기를 듣기에 앞서, 우선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처한 당면 상황을 먼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2021년 1만 대를 넘겼던 지프 판매량은 2022년 7166대, 지난해엔 4512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2년 새 반토막 이상 났다. 푸조는 2021년 2320대에서 지난해엔 2000대 선을 겨우 턱걸이했다. 수입차 시장 내 2개 브랜드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에도 미치지 못한다.

방실 사장 역시 처음 스텔란티스코리아에 와서 상황을 살필 때만 하더라도 혼란스러웠고, 놀랐다고까지 언급했다. 솔직하면서도 소신있는 자성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겉에서 봤을 때 스텔란티스는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 지 약간 혼동스러웠다. 굉장히 고군분투한다는 생각은 많이 했다.

막상 안에 들어와서 보니까 아무 생각없이 고군분투한 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의도가 있었지만, 시장에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미스가 많이 발생했다고 느꼈다. '어떡해야 하지'란 생각보단 '조금 손보면 되겠구나, 방향을 조금 더 잡아주면 되겠다'는 식의 긍정적 마인드로 회사를 끌고 나가고자 마음 먹었다"

물론 직원들과의 신뢰를 중시하겠단 뜻도 분명히 했다. 방 사장은 현재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상당히 능력있는 직원들로 구성돼있다고 자부하며, 이들의 능력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함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방 사장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란 방침도 내세웠다. 그는 대표이사라는 자리가 당장 비즈니스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임을 인식하면서도, 고정비를 줄여 비즈니스 성과를 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표가 성과를 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판매량과 서비스 회전율을 높여 매출을 올리는 방법과 고정비를 줄여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고정비를 줄여 비즈니스 성과를 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앞서 한 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한 적이 있다. 때문에 더 이상의 인력을 줄일 계획은 없다. 최대한 판매량을 늘려나가고자 한다"

 

가격 정책 안정화로 신뢰 회복…스타 모델 띄우기 집중


기자간담회가 열린 르한스 앞마당에 스텔란티스코리아 대표 모델들이 전시돼 있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방실 사장이 부임 2개월 간의 시간 동안 자성과 성찰을 통해 만들어 낸 판매 회복 전략은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과 '스타 모델 만들기'로 요약됐다.

그는 우선 그간의 할인 정책 실패를 순순히 시인했다. 이같은 문제를 바로 잡아 이제부턴 안정된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이달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했다가, 보름 후엔 더 강화된 정책을 내놨다. 월말 마감을 앞두고는 더 많은 할인을 제시했다. 이러다보니 월 초 구매 고객과 월 말 고객간의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고정된 '원 프라이스' 가격 정책까진 아니더라도, 어느정도의 가격 방어선은 지키려고 한다. 물론 지금까지 유지해 온 가격을 무작정 내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기본 세팅가격은 유지하되, 앞으로 들여올 신차들은 더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갖고오려 한다. 저의 역할은 국내 소비자들이 스텔란티스 코리아 제품을 더 많이 경험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방 사장은 이곳 저곳에 넓고 얕게 투자해왔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각 브랜드별로 한 개의 스타 모델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지프 브랜드는 랭글러를, 푸조는 408 모델을 스타 모델로 키워나가기로 정했다. 각 모델의 판매 활성화 위해 홍보팀 인원을 푸조팀과 지프팀으로 나누고 관련 아이디어 제시와 실행 노력을 이어가고 있단 설명을 더했다.

"지프의 경우엔 아이코닉하면서도 매니악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이를 넘어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준비하려 한다. 특히 4x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기존 지프 고객이 아닌 이들에게도 많이 팔렸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켜가면서도 전동화에 부합하는 파워트레인으로 신규 수요 창출에 노력하겠다.

푸조 브랜드는 '얼루어'라는 핵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푸조 408 출시와 함께 린다 잭슨 CEO까지 한국을 찾아 강조한 핵심 키워드가 '얼루어'였다. 정확한 의미를 고객들에게 풀어내는 게 어려워 고민이 많았다. 이를 고객 경험에 녹여낼 수 있는 방안들을 고심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철수 없다”…뒤숭숭한 분위기, 美 브랜드 같이 힘내야


방실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왼쪽부터)과 김미향 이사가 질의 응답에 임하는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방실 사장은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철수설에 대해선 자신있게 일축했다. 그는 미소를 지어보이며 자신만 잘 해낸다면 철수는 없을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철수설에 아랑곳 않고, 올해 신차 출시 계획도 자신있게 내비쳤다. 지프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인 어벤저를 하반기 중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어벤저는 유럽 시장에서 진행된 사전계약에서만 1만 대를 돌파하고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우수한 상품성을 검증받았다. 푸조의 경우엔 같은 하반기 '308 마일드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푸조 특유의 강점인 연료 효율을 더윽 높여 고객들의 선택을 이끌어 낼 전망이다.

방실 사장은 최근 포드의 철수설이 불거진데 대해서 아쉽다는 입장을 전했다.

"포드 철수 기사가 나온게 있고,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도 있는데 상당히 유감스럽다. 국내 세일즈 컴퍼니가 시장에서 빠진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줄이는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포드가 메가딜러 중심으로 운영된다고 할 경우, 국내 시장에서 잔뼈가 굵고 능력있는 분들이 많아 그나마 다행이다. 포드가 굳건히 자리를 지켜주기만 해도, 같은 미국 브랜드는 지프는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방 사장은 마지막으로 일관성 있는 가격 정책 고수를 재차 강조했다. 고객들이 오늘 살지, 내일 살지 고민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할인, 출혈 경쟁을 지양해 고객 서비스를 위한 재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비즈니스 선순환에 집중토록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독일 3사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스텔란티스에게 시장 확대 기회가 없을 것인가란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고 싶다. 여전히 도전, 기회가 뒤섞여 공존한다. 

신뢰 회복 및 브랜드 강화 정책을 통해 고객이 사고 싶은 차, 딜러가 팔고 싶은 차로 자리매김하겠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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