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중동 바라보는 건설사…불황 타개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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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중동 바라보는 건설사…불황 타개책될까?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4.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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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사 중심 SOC 등 공공공사 선별수주 기조
9.6조 중동發 훈풍 불어…지난해 호실적 이을까
가덕도·LH發 발주계획…공공공사비 현실화 일감 기대
“건자재 조달·비용 불안해도 유가 올라 석유화학 플랜트 수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국내 주택건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사회간접자본시설(SOC)과 해외건설이 건설업계의 위기 돌파구로 부각되고 있다. 중소건설사들은 발주가 확대되고 있는 SOC사업, 대형사들은 가덕도신공항과 같은 대형SOC나 중동발주에서 답을 찾는 모양새다.

 

가덕도공항·LH주택 발주계획…그간 유찰된 공공공사에도 주목


지난해 3월 박지호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9년 12월까지 개항을 목표로 한 가덕도신공항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3월 박지호 가덕도신공항 건립추진단장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9년 12월까지 개항을 목표로 한 가덕도신공항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 ⓒ뉴시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업계가 쪼그라든 수주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SOC와 중동 일감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액은 공공부문 64조3060억원, 민간 125조5381억원에 각각 달했다. 이중 민간은 전년대비 27% 넘게 감소했고, 올들어서도 10대 건설사중 재건축·재개발을 한건도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7곳으로 나타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대표적 SOC 일감으로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사업이 꼽힌다. 가덕도 신공항사업은 오는 11일 부지조성공사를 위한 입찰설명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수주전에 들어간다. 공사 규모는 10조5000억원이다.

공공주택 발주도 건설사들의 주요 일감이 될 전망이다. LH는 올해 17조1000억원 규모의 공공주택 공사를 발주할 예정으로 이중 60%이상을 상반기에 풀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연간 LH 발주물량이 평균 10조원이었지만 올해는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가덕도뿐아니라 공공분야에서 유찰된 공사도 건설사들은 구미를 당긴다. 지난해 일부 주요 공공공사의 경우 단가가 너무 낮아 건설사들이 입찰을 거부(?)하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올들어 발주처가 공사비를 재산정하면서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서울시가 발주한 광화문·강남·도림천 일대 빗물배수터널은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차례 유찰됐다. 서울시는 당시 공사비로 3934억원, 2433억원, 3570억원을 제시했다가 건설사들이 단가가 맞지 않는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자 지난 3월 공사비를 20% 인상함으로써 겨우 공사 업체를 찾을 수 있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28일 건설업계 회복 지원대책을 발표하며 공공공사 발주 공사비를 현실화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앞으로 유찰됐던 공공공사가 새로운 일감이 될 전망이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공사단가가 낮아 유찰됐던 공공발주 사업이 많았는데 발주처에서 공사비를 현실화하면서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공사비 안정화·현실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올해는 이전까지 유찰됐던 공사에서도 일감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동발 희소식…“건자재 조달·비용 불안해도 수주 늘 것”


사우디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GS건설
사우디 파딜리 가스플랜트 공단 전경. ⓒGS건설

대형건설사들은 지난 2일 삼성E&A와 GS건설이 60억달러, 12억달러에 일감을 동시 수주한 중동발 소식에 ‘중동건설 붐’을 다시 떠올리고 있다. 두 회사는 사우디아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한 파딜리가스 증설 프로그램중 패키지 1·4번과 2번을 각각 수주했다.

삼성E&A는 “사우디는 최근 가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가스플랜트 건설에 지속 투자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해 연계 수주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코로나19 이후 유가회복 및 석유화학제품 수요의 증가로 신규 발주가 늘어나는 시장 상황에 맞춰 해외플랜트사업을 본격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중동발 수주에 관심을 갖는 건 그동안 중동이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달러박스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의 해외건설수주액은 333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중동이 114억3000만달러로 34.3%를 차지했다. 올들어서도 1~2월 수주액 21억5000만달러 가운데 중동에서 따온게 9억7000만달러 규모다. 

이때문인지 대형건설사들은 중동에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만큼 향후 추가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나서 중동 건설 수주를 지원하는 행보를 보여온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중동정세가 불안정한 요인이 분명 있지만 한국 건설사들이 중동 건설시장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수주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화학제품과 석유제품 수요에 대응해 공장 설비에 대한 발주를 사우디의 아람코나 UAE의 애드녹 같은 국영회사에서 늘리는 추세”라며 "중동국가들이 발주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은 건설사의 시공능력뿐아니라 국가간 관계가 건설사들의 영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우려할 부분도 있다. 자원조달에 대한 불안정성이다. 이는 외교안보 환경과 국제경제 등 대외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전문연구원은 “불안정한 중동정세로 홍해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 건자재 조달 비용이 올라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사우디 서부에서 진행되는 네옴시티의 경우 홍해쪽과 붙어있어 자재조달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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