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은 금융사고…CEO 의무 강화 앞두고 은행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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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은 금융사고…CEO 의무 강화 앞두고 은행권 ‘긴장’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4.11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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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5대은행 금융사고 11건
국민은행 5건 최다…올해 3건 또 발생
하반기부터 책무구조도·CEO 관리의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KB국민은행(사진 왼쪽부터),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건물 전경. ⓒ각사
KB국민은행(사진 왼쪽부터),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건물 전경. ⓒ각사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도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따라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시 최대 CEO에까지 책임을 묻는 강화된 내부통제 의무가 올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내부통제 강화방안에 대한 은행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지난해 4분기 금융사고는 총 11건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 5건,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각 2건, 신한은행 0건이었다.

범위를 넓혀 지난한해 총건수로 봐도 KB국민은행이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도 10건으로 연기준 공동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으며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6건으로 공동 2위, 우리은행이 4건으로 5대은행 중 가장 금융사고가 적었다.

이 가운데 국민은행은 올 들어서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9일 은행 자체 조사를 통해 두 건의 ‘업무상 배임’ 금융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첫번째 금융사고는 2022년 2월18일~2023년 12월21일 사이 272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혐의가, 두번째 금융사고는 2020년 8월31일~2024년 3월8일 사이 111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혐의가 각각 확인됐다. 첫 사례는 자체조사로, 두번째 사례는 내부직원 제보를 통해 시작한 조사를 통해 확인이 이뤄졌다. 해당 내용을 보고받은 금융감독원은 현재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달에도 국민은행에서는 104억원 규모의 불법대출이 이뤄진 배임 혐의와 관련 금융사고 공시가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오는 7월부터 내부통제 강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내부통제의 핵심은 금융사고 발생시 적용될 책무구조도 마련과 CEO의 관리 의무이다. 책무구조도란 은행 스스로 임원들의 내부통제 책임영역을 사전에 정한 문서로, 향후 은행에서 내부통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바탕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책무구조도 마련 의무는 금융사 은행장에게 있어 사실상 책무구조도 미비로 내부통제 문제 발생시 그 책임을 은행장에게 묻게 되는 셈이다.

앞서 당국에서도 철저하고 빈틈없는 책무구조도 마련을 이미 은행권에 수차례 당부한 상황에서 잇따른 금융사고는 은행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단순히 횟수의 적고 많음 보다는 횡령사고 발생 원인이 시스템적 문제인가 여부가 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내부조사를 통해 적발이 됐는지 아니면 당국 조사를 통해 적발이 될때까지 은행이 몰랐는지, 횡령 등이 장기간 이뤄졌고 그 원인이 시스템적 문제인지 여부에 따라 책무구조도에 따른 CEO 책임론까지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책무구조도는 횡령 등 금융사고 뿐 아니라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홍콩H지수 ELS 손실 사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은행권 CEO의 내부통제 관리 의무가 이전보다 강화되는 상황에서 그만큼 리스크도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마련에 발맞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프로세스 개선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작정하고 하는 직원 개인 일탈까지는 막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시스템 미비로 장기간 횡령 등이 이뤄지는 수백억원대 대형 금융사고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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