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영남의 힘?”…與 총선 참패에 비판 터져나와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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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영남의 힘?”…與 총선 참패에 비판 터져나와 [현장에서]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4.18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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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참패 구조적 원인 ‘영남 중심당’ 한계…“인식차 극복해야”
김재섭 “당심 100% 전대 룰 변경해야…냉철한 총선 복기 전제”
박성민 “보수, 공유 가치도 동지애도 없어…누가 같이 싸우겠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용태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 뉴시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용태 당선인, 윤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 뉴시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고 22대 총선 국민의힘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당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용태(경기 포천·가평)·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과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정치평론가,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특임교수가 참석했다. 이 외에도 세미나를 보러 온 많은 이들로 간담회의실은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윤상현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몇 안 되는 여당 인사 중 하나다. 지역구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소문난 윤 의원도 22대 총선에선 초박빙 대결을 벌였다. 그는 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상대로 0.89%포인트(1025표)의 아슬아슬한 득표율 차이로 5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여름부터 당에 재차 ‘수도권 위기론’ 경고음을 울린 바 있는 윤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당이 지난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열망하며 표를 준 많은 유권자를 실망시킨 데 대해 반성하고 패배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역동적인 모습이 안 보인다”며 “당에 주의를 환기하고자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박성민 “민심=당심, 당심=윤심 될 지도부 必…집단지도체제 바람직”


발제자로 나선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번 국민의힘 총선 패배가 열린우리당이 과반(152석)을 차지한 2004년 총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상황에 이어 보수의 3번째 위기라고 진단했다. 2004년과 2016~2020년 위기와 달리 이번엔, 야당이 아닌 여당으로써 참패했다는 점에서 극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가 보기에 민주화 이후 유권자 지형이 보수 주류에서 민주당 주류로 변화했다.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은 전체 유권자 20%에서 30% 비중으로 늘었고, 콘크리트 보수 지지층은 30%에서 20%로 줄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보수 진영 내부에 함께 싸워야 할 목표 의식과 동지애도 약해졌다고 전했다. “좋은 말로 민주동맹, 중립적으로 이념공동체, 부정적으로 이권 카르텔이라고 부를 수 있다. 뭐라고 부르던 민주당은 같이 싸우고 같이 나눴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됐건, 서울시장이건, 서울시 교육감이건, 승리 이후 민주당 몫이 있었고, 민노총·전교조·시민단체 몫이 있었다. 보수는 이기는 순간 핵심 측근이 전리품을 독차지 하기 위해서 선거 연합을 전부 해체했다. 

박근혜 정부는 김무성·유승민을 내쳤고, 윤석열 정부는 이준석·안철수를 내치면서 왔다. 같이 싸워야 할 아무런 목표 의식이 없다. 가치도 없고 동지애도 없는데 누가 싸우겠냐.”

박 대표는 국민의힘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민심을 반영하는 당심을 만들고, 당심으로 윤심(尹心)을 추동하는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아니라 여당이기에 대통령과 관계 설정이 중요한 만큼, 단일지도체제보다 중량감 있는 다수 중진이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지도체제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영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지도부는 되도록 안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도 했다. 

 

김재섭 “총선 백서에 수도권서 싸운 낙선자 절절함 담아야”


ⓒ 시사오늘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이 주최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 시사오늘

김재섭 당선인은 “21대 총선 패배하고 대선·지선 이겼으니, 이후에도 가능할 거라는 생각은 신앙에 가까운 희망회로·정신승리”라며 “지난 총선보다 낫다거나 크게 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우리 내부에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인은 최근 논의되는 국민의힘 조기 전당대회에 앞서 냉철한 복기가 필요하고, 총선 백서에 수도권 험지에서 도전한 낙선자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당선자 총회에도 갔고 낙선자 모임에도 갔다. 같은 선거, 같은 당 소속, 같은 당 지도부를 가지고 싸웠는데 당선자와 낙선자의 온도는 너무나도 달랐다. 낙선자들 얼굴 면면이 새까맣게 타 있고, 말라 있었다. 목소리도 처절했다. 백서를 만들 때 낙선자, 특히 수도권에서 선거 치른 사람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

김 당선인은 전당대회를 치르더라도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기존 룰을 민심을 반영하는 쪽으로 변경한 뒤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당원에게 호소력 있는 메시지와 국민에게 소구력 있는 메시지는 다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상현 “대통령에 패배 책임 돌리기만…與지도부는 뭐했나”
김용태 “보수 지지 노년층 줄어…청년·중도·보수 연합해야”


윤 의원은 총선 참패 구조적 원인으로 ‘영남 중심당 한계’를 지적했다. “영남 출신 의원과 수도권 의원은 같은 현상을 보고 분석해도 현실 인식 갭이 너무 크다. ‘공천=당선’에 가까운 지역 국회의원과 공천받아도 본선에서 날아가는 수도권 의원 사이 인식 갭을 극복해야 한다.”

안 의원은 “영남 중심당이 되면, 후보자가 공천에 매달린다. 그러다 보니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하지 못한다”며 “이런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대한민국 인구 구성 변화를 들어 민주당을 지지하는 연령층으로 알려진 40대~60대 초반 유권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대한민국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보수 지지층인 60대 이상 산업화 세대는 매년 100만 명씩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하며 “국민의힘이 수도권 수권 정당으로 나가기 위해 청년과 중도·보수가 대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당선인은 또한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 방향은 대체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추진 과정에서 거칠었던 점이 있었다”며 “실용을 중시하고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 데서 보수 재건의 길을 출발해야 다음에 다시 선택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총선 패배 책임을 다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는데, 당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김 당선인 말했듯 외교 등 국정 운영 방향이 옳았다. 그런데 권력 행사, 소통 면에서 거칠고 투박했다. 일방통행식이었다. 한순간 있었던 일이 아니라 누적됐다. 지금 모두 회피하고 모두 대통령 책임으로 돌리는데,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변화를 이끌려고 한 건 있느냐. 당이 반성해야 한다.”

 

박상병 “보수 궤멸 위기…‘도로 영남당’ 비판 받아선 안돼”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수도권 위기론이 대두되고 얼마 안 있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심이 드러났다. 총선까지 반년 동안 경고음이 계속 울렸지만, 그 목소리 (정부·여당이) 듣지 않았다”며 “현재 보수는 궤멸 위기”라고 진단했다. 

“나는 국민의힘이 영남의 힘이라고 본다. 수도권 정서와 영남 정서는 전혀 다르다. 총선 과정에서 중진들이 험지에 나가 싸워달라는 당 요청을 거부했다. 대구 4선·5선·6선 한 의원들, 운 좋으면 7선·8선도 할 수 있다. 그 국회의원을 국민들이 존경할까? 아닐 거다. 영남 의원들이 당 주인 행세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없어져야 한다.”

박 평론가는 “친윤 인사가 또 나서서 대통령과 당 관계를 말한다면, 민심이 더 돌아서고 야당도 아직 정신 못 차렸다며 우습게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당대회 영남 인사 참여 배제를 말하며 “이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도로 영남당’이란 비판을 받지 않기 위해 자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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