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학습지 업계④>몸집 키우기에 여념 없는 학습지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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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학습지 업계④>몸집 키우기에 여념 없는 학습지 업계
  • 방글 기자
  • 승인 2013.02.11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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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대교 사옥 ⓒ시사오늘

학습지 업계는 교사들을 이용해 불린 배로는 부족한지 ‘부 대물림’을 통한 ‘몸집 키우기’에도 여념이 없다.

‘눈높이 교육’으로 유명한 대교가 대표적인 예가 된다. 대교의 강영중 회장이 동생 강경중 회장이 운영하는 타라그룹에 일감 몰아주기를 해 몸집을 불리고 있는 것이다.

1989년 7월 설립된 타라티피에스는 책, 잡지, 학습지 등을 인쇄하는 업체로 대교 그룹과의 거래가 매년 평균의 50%이상을 차지한다. 2002년 총매출 305억 원 중 대교 그룹과의 거래가 183억 원을 기록해 60%를 차지했는가 하면, 2010년에는 772억 원의 이익 중 323억 원이 대교 그룹에서 나왔다.

10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매출만큼이나 총자산과 직원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강경중 회장은 타라 그룹에 82.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정도만 하더라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교의 관계사 중 하나인 투핸즈미디어에 ‘눈높이 수학’의 저작권과 관련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다소 이상하다.

투핸즈미디어는 지난 2004년 9월 설립된 교육정보 월간지 ‘미즈코치’의 출판 및 교육컨텐츠 사업을 벌이는 업체로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 호준(32)·호철(30)씨가 지분의 100%를 소유하고 있다. 오너 2세가 운영하는 개인 기업인 셈이다.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교는 ‘눈높이 수학’의 저작권 이용 관련해 매출액의 일정률을 투핸즈미디어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있다.

저작권을 직접 관리하거나 지주회사가 관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대교는 투핸즈미디어에 위탁해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액수가 2010년 19억 원, 2011년 18억 원에 달해 매출 30억 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 투핸즈미디어의 대부분이 대교로부터 나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대교 측은 “투핸즈미디어가 제품 하나의 저작권에 대해 관리를 해 주고 있는 것”이라며 “위탁 관리에 대한 댓가로 저작권료에서 일부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타라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도 “타라는 인쇄 업체 중 탑 클래스에 해당한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업체에 일을 맡기는 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한편, 대교그룹의 지분 출자를 살펴보면 강 회장 친인척의 지분 보유도 눈에 뛴다. 대교홀딩스는 강 회장 외에 동생 경중·학중씨가 각각 3.07%, 5.23%를, 아들 호준?호철 씨가 각각 0.04%씩을 보유하고 있다. 또 대교 지분은 특수관계자로 강 회장의 부인 김민선 씨(0,02%), 호준 씨(0.03%), 호철 씨(0.03%), 두 아들의 소유회사인 투핸즈미디어(0.02%), 강경중 씨의 회사 타라티피에스(0.12%) 등이 보유하고 있다.

대교그룹 국내 계열사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9385억 원대이다. 이중 대교가 8185억원대로 전체 그룹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경쟁사 웅진 씽크빅(7758억원), 교원 구몬(6731억 원) 등을 앞질러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학습지 업계의 ‘일감 몰아주기’는 대교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교원은 교원 L&C와의 합병했다. 이를 두고 교원그룹의 2세 승계구도가 본격화 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무성했다.

교원 L&C는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 아들 동하 씨가 지분 70%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로 교원과의 내부거래로 성장했다. 2011년 매출 517억 원 중 교원과의 거래를 통한 매출이 515억 원에 이르니 내부거래를 통한 편법증여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교원과 교원 L&C의 합병을 두고 2세 승계구도를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억 원에 이르는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하 씨는 교원과 교원구몬, 교원L&C 등 그룹 주력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수업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다. 교원의 이사회 3명 중 한 명이 장 회장이고, 이사회를 감시하는 감사는 장 회장의 부인인 김숙영 씨인 것을 두고도 2세 경영 기반을 닦아 놓은 것이라는 비난이 이어진 바 있다. 게다가 이정자 전 부회장을 갑자기 해임한 것도 장 회장의 2세 경영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논란은 가중됐다.

지난해 6월 25일, 이 전 부회장은 회사와 장 회장을 상대로 231억 원대 청구소송을 냈다. 당시 이 전 부회장은 “퇴진 대가로 약속한 보수와 퇴직금, 공로보상금 등 300억 원을 다 받지 못했다”며 “회사와 장 회장은 지급하지 않은 보수?퇴직금 31억 원과 공로보상금 200억 원을 지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 회장이 2세 경영체제 준비를 위해 자신과 창업공신 세력들을 잘라 억울하게 해임 당했다”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장 회장이 2세 경영승계를 위해 30년 지기 동업자를 버렸다는 비난의 물결이 거세지기도 했다.

한편, 장 회장이 소유한 교원의 지분은 78.3%, 교원구몬의 경우도 49.5%에 이르고, 부인 김숙영 씨 역시 교원구몬에 10%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 웅진홀딩스 회생을 위해 사재를 출연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윤 회장은 웅진케미칼(8.64%), 웅진식품(10.08%)의 지분을 팔아 약 500억 원을 출연하는 대가로 웅진씽크빅의 일정 지분을 요구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윤 회장이 사재를 출연의 대가가 너무 과한 수준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이 사재 출연의 대가로 웅진씽크빅 지분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윤 회장의 두 아들인 형덕, 새봄 씨가 아버지 대신 사재를 출연하고 추후 웅진홀딩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가업을 잇는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은 이미 경영 복귀를 통한 재기를 포기했다"며 "웅진은 결과적으로 학습지 사업을 하던 초기 가업의 형태를 윤 회장의 두 아들이 물려받는 형식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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