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람들②>박근혜 인사스타일…´사립학교 이사회 구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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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사람들②>박근혜 인사스타일…´사립학교 이사회 구성하나´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2.23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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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체제 구축 vs 경륜·전문성 갖춘 인재 등용…´좀 더 지켜봐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최근 인사를 놓고 '친정체제 강화'라는 평가가 무성하다. 이와 함께, 박 당선인이 앞서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을 말했지만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다.

19일 발표된 청와대 비서진 인선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청와대 비서진 12명 가운데 9명이 대선 캠프, 인수위 등에서 박 당선인을 도왔던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친박 좌장격인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와 박 당선인의 '복심'인 이정현 정무수석 내정자는 박 당선인 친정체제 구축의 정점이라는 지적이다.

박근혜 정부 첫 내각의 모습도 별반 다를 게 없다.

명문고교와 대학을 졸업한 관료와 교수·연구원 출신이 13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전문성과 안정성에 방점을 둔 인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 보다는 박 당선인의 지시 사항을 잘 수행할 인사들을 뽑았다는 평가가 더 많다.

정치인으로는 유정복 안전행정부, 진영 보건복지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등 3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박 당선인의 측근들이다.

박 당선인의 최근 인선과 관련해 그나마 눈길을 끈 인물은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다.

1960년 서울 출생인 김 내정자는 중학교 2학년인 1975년, 가난을 이유로 부모님을 따라 대한민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 글로벌 IT업계 벤처신화의 주역이 됐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박 당선인에게 직언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없다. 그저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를 잘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만 있을 뿐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김 내정자에 대해 "박 당선인이 정말 유능한 인재를 건졌다"면서 "지금까지 박 당선인이 뽑은 사람들 중에 최고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김종훈 내정자가 뭔가 신선한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정치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책임총리라기 보다는 그저 박 당선인을 잘 보좌할 것이라는 평가만 나온다.

앞서,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조순형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거론된 바 있다. 별명이 '미쓰터 쓴소리'일 정도로 입바른 소리를 잘하는데다가 보수성향이기에 새정부 국무총리로 적격이라는 것이다.

만약, 박 당선인이 조 전 의원을 국무총리로 내정했다면 지지율이 꽤 올랐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을 놓고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지적이 많다. ⓒ뉴시스

이렇게 박 당선인이 기용하지 않은 조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박근혜 정부의 국무총리, 국무위원 인선에 대해 "책임총리, 책임장관제 공약을 포기한 인사"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친박의 중진인 허태열 전 의원을 기용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지시를 받아서 그냥 집행하는 비서실장은 안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행태와 관련,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이 이사회를 구성하는 행태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과거 영남대 이사장을 지낸 이력과 맞물려서다.

"박 당선인의 최근 인선을 보면 마치 사학재단 이사장이 이사회 구성원들을 모으는 모습이 연상되지 않나요. 이사장의 뜻을 잘 따르고 건학 이념에도 잘 어울리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 같잖아요. 보통 사학 이사들 중에는 설립자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렇게 뽑힌 이사들이 이사장에게 쓴소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좋게 보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합심해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죠. 이사장과 이사들은 나름 정말 순수한 마음과 열정으로 학교를 키우려는 마음도 있어요. 그러나, 대통령은 사립학교가 아닌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죠. 그래서,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답답하게 느껴져요."

익명을 요구한 보수성향의 논객이 한 말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정권 초기에는 대통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반박한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같이 국정을 수행하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비서진 인선에 대해 "인선된 내정자들은 해당 분야에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로 특히 새로운 정부가 약속한 정책들을 일관성 있고, 힘 있게 추진하는데 적합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사실, 이같은 평가에 반론을 제기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그동안 정치권의 저질스러운 행태에 실망한 국민들로서는 박 당선인이 경륜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친박 성향의 한 논객은 "박 당선인이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을 억지로 내각이나 청와대에 앉힌 것도 아니고 국무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여론이 심각한 것도 아닌데 정치권에서만 괜히 심통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 특히 야당이 박 당선인의 인사를 놓고 공세를 취하고 있지만 박 당선인은 이에 대꾸하기보다는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에 대해선 "대통령 비서실장은 그야말로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고 보필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비서실장 만큼은 대통령이 마음대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박 당선인의 인사에 대해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민들은 박 당선인이 부정부패 같은 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특별한 문제가 터지지 않으면 '알아서 잘 하겠지'라면서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치 전문가들도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는 모습이다.

기자가 이날 몇몇 정치학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평가를 부탁했지만 "아직 정식 출범도 하지 않은 정부에 대해 평가하는 건 좀 그렇다"는 답만 돌아왔다. "좀 지켜보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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