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그들은 나를 팬티까지 벗겨놓고 구둣발로 마구 짓밟았어요. 내 손을 모아 무릎을 끌어안고 깍지를 끼게 한 후 포승줄로 묶었습니다. 그런 후 내 얼굴에다 사정없이 물을 부었습니다. 죽지 않으려면 물을 먹어야 했고, 물을 먹인 다음 전기봉으로 몸을 지지기도 했습니다.”
-최형우 자서전 <더 넓은 가슴으로 내일을>에서 발췌.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은 1970년 정치에 입문한 이래 반독재 투쟁에 앞장서며 수십 차례 불법 연행돼 갖은 고문을 당했다.
이후 민주산악회 결성과 민추협 발족, ‘2·12 선거혁명’, 대통령 직선제 쟁취, 3당 합당, 문민정부 창출에서 차기 대권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기까지 한국사의 정치 구도를 바꾸는 큰 흐름 속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97년 3월 뇌졸중으로 쓰러지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다.
2013년 5월 25일. 16년 전 뇌졸중 휴유증으로 여전히 말하는 게 불편했던 최형우.
영욕의 지난날을 회상하며 그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지독한 고문을 견딜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눌하게 답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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