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민주주의 훼손을 규탄한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경찰의 축소 수사 의혹을 성토하는 시국선언이 대학가로 확산됐다. 20일 서울대 총학생회를 필두로 이화여대, 숙명여대,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전남대, 부산대, 동국대, 경기대 등이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대학생 시국선언에 대한 온라인 반응도 뜨겁다. 눈길을 끄는 건 정치적 성향에 따른 네티즌들의 뚜렷한 시각차다.
진보성향의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젊은이들의 시국선언에 대한 응원글이 잇따랐다.
19일 '대학가 시국선언 일파만파 확산'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아이디 ep***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늦게나마 깨어나려는 후배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은 청년들에게서 나온다. 너희들의 후배와 다음 세대들을 위해 전진하라"고 격려했다.
죽**라는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도 "작금의 취업준비는 노예 준비일 뿐. 큰 정의를 보고 결국에는 외면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미래 대비이고 진리이다. 너희는 먼저 그 의를 구하라"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용기가 믿음직하다"(qw***), "행동으로 보여 줍시다"(산*)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아고라에서는 국정원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들도 거셌다. 아이디가 커피향기인 네티즌은 "현 정부가 잘못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철저히 수사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자 전원을 구속하여 법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까치**로 등록된 아이디의 네티즌은 "국가 기관이 선거에 개입해 여론을 호도했고, 다른 생각을 하는 국민에게 치욕적 낙인을 찍고 조롱했다"며 "민주주의를 훼손한 국정원 직원과 관련 경찰은 법대로 처벌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는 대학가 시국선언에 대한 반감이 두드러졌다.
낙***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문재인 후보 비판 글 때문에 시국선언을 할 정도라면 NLL 진실 규명에 대해서는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하다"며 "5·18 때는 나불나불대다가 6·25 현충일 같은 날에는 입싹 닦는 시위 선동 세력하고 뭐가 다르냐"고 힐난했다.
아이디 eh****를 쓰는 네티즌은 대학가 시위선언 관련, 비난의 수위를 높여 "자유를 주면 방종으로 치닫고 평화를 주면 안에서 분열을 일으킨다"며 "현재의 한국 국민에게 어울리는 대통령은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국정원 사건에 대한 대학가 시국선언이 이명박 정권 당시의 광우병 시위처럼 번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한 네티즌은 "이번 시국선언으로 광우병마냥 수십만명이 선동 당하면, 나 역시 반대쪽 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겠다. 행동만이 답"이라고 적었다.
무효*****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본인의 실명을 직접 언급하며, 역시국 선언이 담긴 장문의 글을 발표했다. 그는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관련,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의 폭로에 지나지 않고,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지성의 꽃이라는 대학생이 어찌 한쪽 목소리에 함몰돼 시국선언을 할 수 있단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광우병 사태 당시에도 선거에서 패배한 편에 서있는 시민단체와 정당이 뭉쳐 100만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왔다"며 "이번 사태가 2008년의 아픈 경험처럼 진실이 거짓 선동에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 총학은 총학 간부들의 사진과 페이스북을 올리고, 인신공격 한 일베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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