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률, “정동영 출마,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
안경률, “정동영 출마,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9.03.25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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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당 책임자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

 한나라당은 172석을 가진 거대 여당이다. 하지만 당 안팎의 사정은 그리 좋지 못하다. 특히 한달 앞으로 다가온 4·29재보선과 공천과 관련해 친이-친박간 계파갈등이 불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뿐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인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까지 겹쳐 있어 당 내부는 어수선한 상태다. 당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당이 '4분5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당의 공천권과 살림살이를 관장하고 있는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을 지난 3월 20일  당사 사무총장실에서 만나 속사정을 들어봤다.

“경제 살리기에 올인할 터”


-거대 여당의 사무총장직을 맡고 계십니다. 사무총장직을 맡으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우선 집권여당의 사무총장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기에, 그 직책 자체가 갖는 사명감이나, 부담감이 참 무거웠습니다. 내가 사무총장을 맡았을 때가 총선을 치르고, 당이 본격적으로 집권여당으로서 체계를 갖춰가던 때였습니다. 10년간의 야당 체질을 개선하고, 책임 있는 여당의 체질로 변하기 위한 작업이 시급했기에 거기에 역점을 두고 일해 왔습니다.”

-체질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10년이라는 오랜 시간의 야당 체질을 바꾸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지만, 당 내부의 원활한 협조로 비교적 빠르게 여당의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여당 사무총장의 역할 중에 강조되는 것이 ‘소통의 가교 역할’입니다. 야당 때처럼 당의 살림만 잘 챙기면 되는 것이 아니라 당-청간 소통의 가교 역할도 해야 하고, 국민들께서 바라는 점을 청와대와 정부에 전달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때문에 참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역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경률 사무총장은 10년간 야당체질을 여당체질로 전환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 사무총장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입니까.

“무엇보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여망인 경제 살리기의 임무를 완수해야하는 집권여당의 책임 있는 당직자로서,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더 슬기롭게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최대의 고민이라고 할 것입니다.”

- 사무총장을 맡고 있지만, 인지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무총장’이란 말들이 돕니다.

“사무총장이라는 직책이 드러 내놓고 일을 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집권여당 사무총장이라고 하면, 권위도 내세우고, 정치적으로 영향력을 과시하는 자리였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당의 살림을 챙기고, 소리 없이 당-청간 실질적인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진정 ‘일 하는 사무총장’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면서 안 총장은 “언론에도 자주 나오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참고 있다”고 밝혔다.

“제 정치적 소신 역시, 괜스레 얼굴만 알리기보다는 ‘일로써 평가 받는 우직한 정치인이야말로, 국민이 원하는 국회의원상이다’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사무총장으로서 꼭 이것만은 하고 싶은 게 있을 듯싶습니다.

“가장 큰 욕심은 제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동안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 여당’으로 완전히 자리매김 하는 것입니다. 사무총장직을 수행하는 동안 과거의 전례가 없었던 ‘여당의 높은 지지도’를 기록해 볼 수 있도록 국민 속에서 더욱 열심히 뛰고, 분발해 나가겠습니다.

-이른바 쟁점법안과 관련해 ‘처리시한’을 못 박은 것은 여당의 승리라는 평가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십시오.

“우선, ‘승리’라는 말이 마치 전쟁을 치르고 얻는 전리품 같은 비유라 적합한 비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여야의 정치적 승부를 위해, 지난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그렇게 고군분투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에게는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적 여망을 완수하기 위해서 한시가 급한 경제 법안들이었습니다. 처리시한을 못 박은 것은 경제살리기에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습니다. 어렵게 합의가 되긴 했지만, 그 뒤에는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지혜가 있었고 당 소속 의원들의 단결된 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안 총장은 ‘승리’라는 표현은 적합지 않다고 했지만 그의 답변은 ‘승자’였다.

- 때문에 박희태 대표(여권 지도부)가 다시 힘을 받고, 정세균 대표 체재는 흔들린다는 말들이 돕니다.

“민주당의 내부 사정까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한나라당은 항상 국가적 어젠다와 대의(大義) 앞에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그 중심에는 당의 어른인 박 대표가 있었습니다.”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 법안 등 쟁점법안의 표결처리 시한을 6월 임시국회로 못 박으면서 한나라당은 ‘표결처리’를 받아냈고 민주당은 ‘시간’을 얻었다. 하지만 이는 한나라당의 승리와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박 대표는 2월 국회로 리더십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친이-친박’ 갈등은 없다
 
-4.29 재보선이 코앞에 닥쳤습니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번 선거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큰 슬로건은 무엇입니까?

“구체적인 선거 슬로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재보궐 선거는 단연코 ‘경제 선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국민들께 ‘반드시 경제를 살려내겠다’ 는 말씀을 거듭 드리고 싶습니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나라 경제를 살릴 ‘경제 일꾼’인 한나라당 ‘경제 후보’를 선택해 주십사 합니다.”

- 4월 재보선이 ‘친이-친박’간의 갈등이 불거져 나올 수 있는 화약고입니다. 특히 공천과 관련해 갈등이 심각할 것으로 보입니다. 당 사무총장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입니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에서 마치 큰 갈등이 있는 것처럼 보도를 하니까, 국민들께서도 오해를 하고 계실 것 같은데, 경제살리기를 책임져야하는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은 지금 소소한 계파 문제로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 4월 재보선의 경우에도 집권 2년차로서 국민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경제 살리기에 힘을 받는 기폭제가 돼야 하기 때문에 공천이 객관적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경쟁력 있는 후보가 공천되면, 전 당이 하나 되어 재보선 필승을 위해 뛸 것입니다.”

-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 개선이 가능할까요. ‘김무성 행자부 장관설’이 ‘설’로 끝나면서 이런 식이면 관계개선이 힘들 것이란 말들이 돕니다.

“그런 소문이야 말로 정말 ‘설’로 끝나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싶습니다.”

▲안 총장은 박희태 대표의 리더십으로 한나라당이 하나로 뭉쳐 2월 임시국회에서 단결된 힘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 친이와 친박간 갈등이 전혀 없다는 얘기입니까. 당장 경북 경주 공천과 관련해서도 갈등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출마하겠다는 그분이 지나치게 박근혜 전 대표를 이용하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결코 박 전 대표도 이런 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주위 사람들도 무소속으로 나온 그분이 지나치게 박 전 대표를 활용하고 있다고 우려를 합니다. 이번 재보선에 박 전 대표가 당이 공천을 하고 밀어주면 흔쾌히 나서서 지원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 경주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정종복 후보가 유력시 되는데 정 후보는 친박쪽에서 보면 거부의 대상 아닙니까.

“제일 유력한 후보가 돼야 겠죠. 이제는 친박, 친이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후보나 지역에 따라서 지지세가 있을 수 있죠. 그런데 자꾸 친이니, 친박이니 하면 정치가 너무 분열된 것처럼 보여집니다. 좋은 방향이 아닙니다.”

- 안 총장은 ‘친이-친박’으로 분류할 때 친이가 분명하지요?

“지난 대선을 끝으로 한나라당에는 계파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속 의원들을 계파적 시각으로 분류하는 것이 언론의 시각에서는 편할지 모르지만 이명박 정권의 성공과 경제살리기 앞에서 하나의 한나라당만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책임 있는 당직자로서 친이-친박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총장이면 청와대에 당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위치입니다. 청와대와 말이 잘 통합니까?

“당연히 잘 통하고, 잘 통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당과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성공과 경제 살리기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습니다. 목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시로 원활하게 소통하고 협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통령은 오히려 당 보다 더욱 현실적이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정운영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당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더 많이 배우고 있으며, 대통령께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함에 있어서 어려움이 없습니다. 당 대표가 참석하는 주례회동 뿐만 아니라 실무적인 차원에서도 여러 채널을 통해 청와대와 소통하고 있습니다.”

 이재오 당분간 정치일선 안 나설 것

-이른바 거물정치인으로 불리는 정치 인사들의 재보선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출마를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입니다. 정치인은 때와 장소에 맞게 국민과 나라의 필요성에 맞게 출마를 하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국민적 정서상 맞지 않다거나 정치 도의상 어긋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필자는 최근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나 김덕룡 전 의원의 출마설에 대해 물어봤다.

“정동영 전 장관의 경우 대선후보까지 한 분이고 지난 총선에서 낙선했습니다. 그런데 총선 때 출마했던 지역구도 아닌 곳에서 출마한다는 것은 국민 정서상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봅니다. 큰 정치를 하신다는 분이 후배 정치인들에게 보일 모범적인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김덕룡(DR) 전 의원의 인천 부평을 출마설이 나돕니다.

“주위에서 DR이 나가야 된다. 혹은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막상 본인은 마음을 비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혹 당이 모두 나서서 DR이 아니면 안되겠다면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최고위원들이 나서면 모를까 무리해서 후배들을 제치고 출마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재오 전 의원이 귀국해 당의 구심점이 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재오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를 세우는 데 많은 역할을 했고 이명박 정부 성공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많은 역량을 발휘 할 분입니다. 귀국을 하더라도 당분간은 정치 일선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간접적으로 대통령과 당을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불필요한 논쟁이 생기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며 드러나지 않도록,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오 전 의원의 입각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장은 그렇게 안할 것으로 봅니다. 본인도 현실정치와는 거리를 둘 것입니다. 이 전 의원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그런 부분에서 대해 생각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로 할 것입니다.”

- 친박계 의원들은 이 전 의원의 귀국자체를 반대합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대한다는 얘기는 들은 바가 없습니다. 일부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일부 언론에서 이 전 의원이 귀국하면 계파갈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보도하고, 몇몇 의원들의 개인적 의견을 마치 큰 반대나 갈등이 있는 것처럼 오해를 해서 보도가 나가기에 그런 근거 없는 소문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친이계 내부, 즉 이상득 의원쪽도 이 전 의원의 귀국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힘과 지혜를 보탤 수 있는 한사람 한사람이 아쉬운 때입니다.”
 
“최형우 자유경선이면 당선됐을 것”

안 총장은 한국정치사에 대통령을 만든 첫 정치적 인맥인 ‘민주계(상도동계)’다. 민주계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이후 ‘최형우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인사다. 하지만 97년 대선을 앞두고 최형우 전 장관이 뇌일혈로 쓰러지자 ‘킹메이커’의 꿈을 접어야 했다. 당시 ‘최형우’를 지지했던 인사들은 ‘이수성’과 ‘이인제’로 양분됐다. 결국 이들의 분열로 인해 ‘신한국당 후보는 이회창’이 됐다.

- YS가 최형우의 대권행보를 주저 앉혔다는 설이 있습니다.

“그 당시 그런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확인할 수가 없죠. 정황으로 봐서 본인(최형우)이 직접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설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한편으로 최악의 경우 양보해야 할 경우 결단을 낼 수도 있다는 양쪽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 만약 자유경선이 됐다면 최형우 장관이 당선 될 가능성이 높았겠지요.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최 장관은 평생 동지들을 포용하고 있었고 본인 스스로 서민적인 풍모 때문에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카리스마적인 리더십, 남자다움이 당원들 사이에 상당한 인기가 있었습니다. 만약 자유 경선을 했다면 당선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입니다.”

- 최형우 장관이 사석에서 ‘이회창이 대권후보, 대통령이 되면 민주계 전체가 몰락할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했다는데 사실입니까.

“그런 이야기를 안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이회창 총리는 외부에서 온 사람이고 다른 사람들은 전부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니까 내부에 있던 사람들의 기류가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 원내 민주계 인사가 몇 안 됩니다. 민주계의 뿌리를 이어가야 한다, 그런 것에 개의치 말아야 된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부심은 각자가 가지고 있을 것이고 지금은 당 내부에 많이 녹았을 것입니다.”

‘김영삼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민주계 인사들 중 현역 의원은 안 총장을 비롯해 김무성 이성헌 정병국 등이 전부다.

-개헌이 화두입니다. 개헌에는 찬성하십니까.

“개헌이 꼭 필요하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하지만,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해야합니다. 지금은 전대미문의 세계 경제위기로 나라 전체가 어려운 비상시국입니다. 경제회생의 기로에 서서, 국민 모두가 경제살리기 한길에 매진해야할 때입니다. 지금처럼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개헌논의가 이루어지면 국민의 혼란을 초래하고, 객관적인 논의가 어려워집니다.”

-개헌에 찬성한다면 어떤 권력구조가 좋다고 보십니까.

“생각은 있지만 말하지 않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경제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게는 경제 살리기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 대선과 총선 때 보여주셨던 믿음을 끝까지 이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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